피스턴스의 ‘엄청 긴 팔’ 테이손 프린스
코비 동선 철저 차단…레이커스 무력화
호화군단 레이커스가 진 것은 피스턴스가 잘 했기도 하지만 레이커스가 못했기 때문이다.
많은 레이커스 팬들은 피스턴스에 당한 충격적인 참패가 아직도 실감이 가지 않는다. 레이커스는 결승에 올라오기까지 만났던 강적들을 상대할 때의 레이커스가 아니었다고 팬들은 분통을 터뜨린다. 케빈 가넷이 이끄는 팀버울브즈를 깼고, 팀 덩컨의 스퍼스도 무너뜨렸던 레이커스가 아니던가. 스퍼스나 팀버울브즈 보다 약해 보였던 피스턴스에 어찌 패할 수 있단 말인가.
충격이 컸기에 일부 질책성 패인 분석 마저 쏟아지고 있지만, 피스턴스의 수비가 레이커스의 공격을 눌렀다는데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 레이커스의 코비나 샤킬에 비하면 무명이라할 수 있는 피스턴스의 ‘나쁜 녀석들’은 온몸을 던져 레이커스의 움직임을 조였고, 레이커스의 자랑이었던 공격 시스템은 초점을 잃고 허우적 댔다는 것이다.
벤 월레스를 비롯한 선수 전원의 전방위 방어는 이번 결승 시리즈를 통해 단연 돋보였는데 USA 투데이는 피스턴스의 나쁜 녀석들 중에서도 테이손 프린스를 레이커스를 허깨비로 만든 결정적 인물이라는 흥미로운 분석을 4차전이 끝난 뒤 내놔 관심을 모았다. 한때 28점이나 벌어졌던 5차전은 보나마나 였다.
레이커스 공격의 두 축은 샤킬과 코비. 샤킬 오닐은 어차피 수비가 불가능한 ‘공룡’이고 코비란 화력 강한 폭약에 물을 먹일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그 선수야말로 레이커스의 진정한 저격수가 되는 셈. 이 신문은 이미 4차전에 끝난 뒤 프린스가 긴팔을 이용해 탁월한 공격수 코비의 동선을 철저하게 방해함으로써 레이커스의 공격력이 방향감각을 상실했다는 진단을 내렸다.
신장 6피트 9인치지만 펼친 팔길이는 무려 7피트나 되는 프린스는 코비에게 가능한 모든 종류의 훼방을 놓았다. 코비가 슛을 쏘기 위해 솟구치면 프린스의 긴 팔이 항상 따라 올라 시비를 붙었고, 치고 지나가려면 긴 팔이 이상한 각도에서 삐어져 나와 진로를 원치 않는 방향으로 틀도록 몰아갔고, 코비는 어렵사리 슛을 쏴야 했다.
프린스와 붙어본 코비의 말. “이렇게 긴 녀석은 내 생애 한번도 붙어본 적이 없었다”. 키 6피트 6인치의 코비는 대부분 자신보다 작은 가드를 상대로 해 신체적으로 유리했었다.
4차전까지 코비의 필드골은 39%로 낮았고 프리드로 라인에 선 것이 게임당 고작 3.5회에 불과했다. 코비다운 플레이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NBA 최고의 수비수로는 여태껏 론 아테스트나 브루스 보웬, 코비 브라이언트가 일류로 꼽혔지만 이번 결승 시리즈를 통해 프린스도 확실하게 이름을 올렸다. 그 날고 긴다는 코비를 잡았으니.
레이커스의 감독 필 잭슨도 놀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테이손 프린스가 뛰어난 수비형 스타퍼(stopper)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코비 머리 꼭데기 위에 올라선 뛰어난 스타퍼가 돼 있구나”
코비라는 NBA 최고의 스타를 물 먹인 프린스. 그도 어느 틈에 스타가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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