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동거했던 남성으로부터 방화 살해된 배미란씨가 숨진지 지난 17일로 1년을 맞았다.
한인 밀집 지역 노던블러바드 한복판에서 발생한 이 사건으로 한인 사회는 물론 뉴욕시 전체가 경악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한인 가정에서는 여전히 가정폭력이 빈발하고 있다.
가정 폭력은 배우자만이 아니라 자녀들에게도 엄청난 피해를 입힌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폭력보다 훨씬 질이 나쁘다. 심각한 한인 가정폭력 실태와 개선 방법을 시리즈로 점검해 본다.<편집자 주>
1.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가정폭력
2. 폭력이 자네에게까지 확대
3. 가정폭력 없애는 대책
그래도 애들 아버지인데 참고 살아야죠.K모씨는 어느날 새벽 3시께 술 취한 남편이 칼을 들고 위협하는 바람에 딸과 함께 집 앞 공원으로 몸을 피했다.
경찰에 신고할 엄두는 내지 못하다 한인 상담소에 전화, 남편의 폭력
을 한바탕 하소연했다.맨발로 함께 뛰쳐나왔던 딸을 보기에 여전히 민망하다.사춘기에 접어든 딸은 공원에서 우리 가족은 왜 이러느냐, 주기적으로 아빠가 폭행을 해도 일방적으로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울부짖었기 때문이다.
K씨 남편의 폭력은 결혼 초기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어느 가정에나 있을 수 있는 가벼운 말다툼이었다.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남편의 손이 올라왔다.
다음날 바로 사과하며 다시 믿음직한 남편으로 돌아왔지만 이후 폭력은 근절되지 않았다.평소에는 다정다감한 남편이지만 일년에 1~2차례 술취해 새벽에 귀가하는 날이면 K씨에게 심한 욕설과 함께 폭력을 행사했다. 딸이 어느 정도 커지면서 불만을 나타내자 딸에게도 손
찌검을 했다.
시간이 갈수록 폭행의 정도가 심해지지만 한바탕 지나가는 폭풍처럼 그 때만 잘 피하면 다시 평온해지므로 아직까지는 참고 살고 있다.
뉴욕가정상담소(소장 안선아)에 따르면 K씨처럼 가정폭력을 호소하며 도움을 구하는 상담이 연간 2,000건 이상이다.
가정폭력 피해 한인 여성은 매년 350명이 넘는다. 7월들어 첫번째주에만도 칼부림으로 상담소 문을 두드린 새 케이스가 3건이나 된다.
가정문제연구소(소장 레지나 김)에도 2003년 한해 동안 가정문제 상담이 1,500건을 웃돌았다.
가정폭력을 당해 병원 응급실을 찾는 한인 여성이 한달에 1~2명, 새벽에 피신나와 잠자리가 필요한 여성도 한달 3~4명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담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반적인 가정폭력은 주기적으로 발생, 남편이 폭력을 휘두른 후에는 한동안 잠잠해 진다. 또 대부분의 가해자들이나 피해자들은 가정폭력 가정에서 성장, 그냥 참고 지나가면 된다고 생각해 자녀들에게도 이를 대물림하는 현상을 빚게 하고 있다.
<이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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