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재외동포문학상 시부문 대상작에 하와이 거주 이현숙씨의 ‘국수와 어머니’가 선정되어 지난해 김희숙씨에 이어 2년 연속 하와이출신 문인이 시부문 대상을 휩쓸었다.
’국수와 어머니’라는 작품(2면 참조)으로 대상의 영광을 안은 이현숙(사진)씨는 1992년 해외문예지 ‘울림’을 통해 등단한 이후 미주지역과 한국내 문단에서 이미 그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시인으로 이번 대상수상으로 300만원 상금외에도 국제 펜클럽 특별회원 가입 자격도 부여받았다.
이현숙씨는 지난해 재외동포대상 단편소설 부분 대상을 차지한 임영록씨의 여동생이기도해 남매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동포대상 문학대상을 수상하는 경사를 맞기도 했다. 이씨는 대상을 수상한 이번 작품은 공모 출품작 5편 가운데 한 작품으로 국수의 긴 면발과 국수를 드시는 어머니 입가의 굵은 주름을 통해 어머니의 긴 인생여정과 그속에 함께 서 있는 나의 모습, 나아가 여자의 일생을 돌아보며 쓴 글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시작활동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각자의 삶 속에서 각기 다른 의미로 전달되는 농축된 언어의 매력이 자신을 시작활동에 머물게 한다고 밝혔다.
고국을 떠나오며 두고 온 것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이 자신을 문학의 세계에 눈뜨게했고 운전하는 시간이 곧 자신의 작품세계 시상을 떠올리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전하는 이씨는 앞으로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모든 작품을 한권의 책으로 엮어내고 싶은 것이 소망이라고 밝혔다.
이현숙씨는 오는 10월 수상식 참석차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국수와 어머니’
한 달에 두어 번
어머니를 모시고 한국식품점을 간다
마른 고사리 같은 손가락으로 물건을 고르신다
허기져 보이는 어머니의 하얀 등이 안쓰러워
들어선 국숫집
긴 국숫발만큼이나 먼 길을 달려온 어머니와
마주 앉는다
국숫발만큼 긴 것이 목숨이라며
국수그릇을 앞에 놓고 선뜻 수저를 들지 못하는 어머니
면발같이 굵어진 주름 가득한 입으로
뜨거운 국수를 드신다
맥없이 젓가락에 걸리는 국수,
한 그릇 비우기도 어려우신 지
자꾸 내게 국수를 던다
자꾸 내게 당신의 몫을 건넨다
어머니의 생이 담겨 와 나의 그릇은 비워지지 않고
내 몫보다 늘어나는 국수그릇
하얀 국숫발만큼이나 긴 나의 그림자
자꾸 국수그릇에 와 담긴다.
<신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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