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죽으면 누가 와서 묻어줄꼬…”
사망후 한참 돼서야 발견... 한인 주요 이슈로
“살기 바빠 모시기 힘들다” 확산
노년층 급증속 실질 대책 아쉬워
홀로 사는 노인이 아무도 모르게 숨져 부패된 채 발견되는 등 ‘나홀로 노인’ 문제가 한인사회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한인사회에 노인인구가 갈수록 늘어나고, 여러 이유로 자식이 부모를 모시기 힘든 실정에 독거 노인도 증가하고 있지만 근본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인타운의 김모(81) 할머니는 3년 전 남편이 암으로 사망한 후 혼자 6가와 알바라도의 노인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고혈압과 당뇨에 위까지 좋지 않아 약병을 끼고 산다. 10대 초반에 함께 이민와 성장한 삼형제가 있지만 모두들 제 살기 바쁘다. 생활은 정부에서 매달 지급하는 보조금으로 꾸려간다. 김 할머니는 “노인이 혼자 죽었다는 뉴스를 보면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독거 노인의 문제는 빈곤계층의 문제만은 아니다. 최근 들어서는 중산층에까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14일 타운 한 물리치료 병원에서 만난 김모(71)할머니는 아들이 모두 글렌데일 산동네, 베벌리힐스 등 부자 동네에 살지만 자식들이 불편해 하는 것 같아 서로 편해지려고 한인타운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아들, 며느리가 효자 효부라서 매달 용돈도 두둑하게 주지만 혈압이 높아 언제 죽을지 모른다”며 “이렇게 혼자 있다가 가면 아들이 빨리 알고 묻어나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독거 노인은 고령화가 확산되면서 계속 늘고 있다. 동부 듀크대의 케네스 맨튼 연구팀의 연구 자료에 따르면 1982∼1999년 미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30% 증가했고, 혼자 사는 노인의 비율 또한 커져 가는 추세다. 뚜렷한 통계가 없지만 한인사회의 실정은 주류사회 추세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란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최근 숨진 채 발견된 신취옥 할머니가 거주했던 그랜드뷰 아파트의 한인 입주자 170여세대 중 120여대가 독거 노인. 이종진 녹십자병원 원장은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이민사회 실정상 맞벌이를 할 수밖에 없는 자식들이 늘어나며 홀로 사는 노인도 많아지고 있다”며 “커뮤니티 차원의 실질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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