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인권보호와 대북지원을 주요골자로 하는 북한인권법안이 미하원에 이어 지난달 28일 미상원에서도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그동안 이 법안 통과를 놓고 한국의 정치권은 물론 한국과 미국의 각계 한인단체들도 제각각의 주장을 펼치며 북한에 대한 확연한 시각차를 보여왔다.
그럼 북한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실로 난감한 문제다. 골육상쟁의 지울 수 없는 전쟁을 경험했고 미소 냉전시대에는 최전방 기지로서 첨예한 대립각을 곧추 세우며 대치해 온 민족사를 염두해 볼 때 북한 문제는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분단된 조국으로 인해 파생된 정치적 사회적 모순이 반세기가 넘도록 족쇄가 되어 민족의 미래를 가로 막고 있는 커다란 방해물이 되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형국에 국가보안법 존폐 논쟁으로 국론은 분열되고 이제 그 논쟁의 불씨는 태평양 건너 이 곳 미주 한인사회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비이성적이고 맹목적인 편향성이 가세하면서 국가보안법 존폐논쟁은 실체를 벗어나 사상적 편가름 싸움이 되어버렸다.
실로 분단된 조국을 안고 있는 우리 민족의 떠 넘길 수 없는 업보인 셈이다.
최근에 북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두 번의 좋은 기회가 있었다.
한번은 민주평통 하와이협의회 주최로 열린 동포초청 통일 강연회였고, 또 다른 하나는 한국의 대표적 북한지원 민간단체인 한민족복지재단 김형석 사무총장과의 만남이었다.
민주평통 주최 통일강연회에서 강사는 한국이 북한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해 이중적 잣대를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을 같은 민족으로서 대할 것인지, 아니면 적으로서 간주할 것인지 그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기실 북한에 대한 시각차와 상황인식의 차이는 한국뿐 아니라 미주 한인사회에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풀기 어려운 숙제이다.
하와이 한인사회는 LA 한인사회처럼 다양한 세대와 계층의 시각과 주장이 아직 표출되지는 않고 있지만 50대 이상의 장년층을 중심으로 북한에 대한 보수적이고 공격적인 시각이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한국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불만과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민족복지재단의 김형석사무총장을 잠시 만났다.
김사무총장은 북한을 지난 8년간 33차례나 방문한 소위 북한통으로 북한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는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김사무총장은 이번 미국방문을 통해 한국과 미국의 한인들이 북한 문제를 바라보는데 적지 않은 시각차가 있음을 발견했다며 북한에 대해 민족공동체로서의 인식을 갖고 이를 위한 대화와 교류의 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주 동포들이 한국이 좌경화 되었다고 우려하는데 대부분의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중도우파적인 성향을 띠고 있고 단지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미주 한인사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그렇다. 다원화된 사회에서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다만 이러한 주관적 견해가 객관성이라는 보편성의 옷을 입고 자유의 나래를 펼치려면 상당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냉철한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북한을 바라보자.
사사로운 감정과 편견의 벽을 허물고 민족의 미래를 위해 북한을 현명하게 바라보도록 하자.
남북한 문제는 남북한 당사국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열강들의 세력확장과 이해가 얽히고 설킨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이다.
<정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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