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여자골프대항전 국가대표 선발 논란
올해 LPGA투어 챔피언 대열에 올라선 김초롱(20·미국명 크리스티나)이 국적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한국대표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한국 네티즌들의 성화에 마음이 아프다.
올해 롱스드럭스 챌린지에서 데뷔 첫 우승을 따낸데 이어 한일여자골프대항전 한국대표로 선발된 김초롱은 27일 제주에서 연습 시간을 낭비해가며 한 시간 이상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열변을 토해야 했다.
“미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미국인이며 미국에서 미국인으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미국인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운을 뗀 김초롱은 “그러나 10대 후반부터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점점 자각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렇다면 자신이 미국인과 한국인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잠깐 고개를 숙이고 있던 김초롱은 ‘한국인’이라고 또렷하게 대답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묻자 “미국인이라는 껍질을 쓰고 있지만 핏줄에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김초롱은 만22세까지 미국 국적과 한국 국적을 동시에 보유할 수 있는 신분. 그러나 “국적 선택은 어떻게 할거냐”는 물음에는 “한가지를 얻기 위해 한가지를 포기해야하는 게 너무 가혹하다”며 “왜 둘 다 가지면 안 되는지 모르겠다”는 고민 어린 반문을 내놓았다.
김초롱은 “미셸 위와 제인 박이 미국 국가대표로 뽑혔을 때 정말 자랑스러웠다”면서 “나도 국가대표의 꿈을 이뤄 너무 행복하다”고도 말했다.
“미국에서 태어났고 미국인과 똑같이 성장했고 미국인으로 사는게 편한게 사실이지만 그게 한국인임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김초롱은 “만약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 어느 한쪽을 선택한다면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고 내가 진정으로 어떤 국적으로 살아야 모두가 행복한지 생각해볼 일”이라며 시간을 달라고 했다.
“초롱이가 국가대표가 된데 반대여론이 많다는 걸 모르고 있다”고 귀띔한 어머니 김덕숙(50)씨는 “초롱이는 호적도 있고 정부도 한국인이라고 인정해줬고 우승했을 때 문화부 장관이 ‘장한 한국인’이라면서 축전도 보내줬다”고 거들었다.
김덕숙씨는 또 “미국에서 미국 시민권을 갖고 정계나 학계, 문화계, 경제계에서 성공한 많은 한국인이 조국에서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는 칭찬을 듣고 산다”면서 “그분들이 고국을 찾았을 때 ‘당신은 외국인’이라고 배척 당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딸의 처지를 안쓰러워했다.
김초롱은 29일 제주도에서 막을 올리는 LPGA투어 나인브릿지스 클래식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에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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