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경찰로부터 티켓을 받았다. 빨간 신호등에서 우회전하면 안 되는 곳에서 표시판을 보지 못하고 돌다가 적발 된 것이다. 교통위반자 학교에 갈 자격도 없고 벌점을 받을 수도 없어서 법원에 가서 판사에게 사정이라도 해보려고 재판 신청을 하였다.
재판 날 법정에는 경찰들과 재판을 신청한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고 판사는 검은 법복을 입고서 입장하였다. 그는 앉자마자 내 이름과 몇 명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는 경찰이 나오지 않았으므로 당신들을 무죄이며 3-4 주안에 당신들이 낸 벌금이 되돌아 갈 것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는 승리의 기쁨을 안고 날아갈 듯 상쾌한 마음으로 법원을 빠져 나왔다.
재판정에 경찰이 안 나오거나 재판에 이길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그래도 다시 교통위반자 학교에 갈 수 있는 확률은 비교적 높다. 운이 좋으면 재판에 이길 수도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한 법원에 가서 나 자신을 변호해야 한다. 앉아서 벌점만 먹다가는 낭패를 당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하듯이 승패는 미리 예측할 수 없다.
미국 대통령 투표는 이미 시작되었다. 우리는 비록 소수 민족이지만 우리들의 참여로 미국을 변화시킬 수 있다. 수년 전 민주당의 알 고어 부통령은 현 조지 부시 대통령 보다 더 많은 표를 얻고도 낙선했다.
미국의 독특한 선거방식 때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 한인들의 참여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불과 몇 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대통령은 북한의 핵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선거이다.
우리가 대통령을 선출하기 전 다음 몇 가지를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할 것이다. 이라크의 전쟁은 정당한 전쟁이었나, 과연 미국은 후세인을 제거함으로써 안전해 졌는가, 누가 미국을 안전하게 지킬 것인가, 미국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는가, 미국은 그 힘을 올바른 곳에 사용하고 있는가, 부자만 잘 살고 가난한 사람들은 더욱 어렵게 사는 나라인가, 소수민족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고 있는가, 불법 체류자들에 대한 정책은 어떠한가, 노인복지와 의료 혜택 그리고 교육 정책 등을 따져서 차기 정부를 이끌어 나갈 대통령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 미국의 흩어져 살고 있는 한인들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각종 법안들에 우리 모두가 중요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주 같은 경우 주민발의안 63 에는 정신건강 서비스를 확대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 발의안이 통과되면 노숙자가 된 정신질환자들에게 필요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노숙자들은 거의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며 한인 중에도 많은 정신질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실정을 감안 할 때 이 법안이 통과 되도록 한 표를 행사해야 할 것이다.
현재 이 나라의 정책은 불법 체류자를 심하게 내 몰고 있다. 현재 거리 선교회 홈리스 재활센터에는 각 병원 소셜워커들로부터 한인 중풍병자나 정신병자들을 맡을 수 없느냐는 전화가 매달 한번 꼴로 오고 있다.
그들이 영주권이 없으므로 더 이상 병원에서 책임지고 치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에게로 보내는 실정이다. 도대체 정부 기관에서 정부의 돈을 한푼도 받지 못하고 운영하는 선교단체에 성치 않는 병자들을 보내거나 병자들을 거리로 내 몬다면 그런 나라에 어떤 희망이 보이겠는가. 이번 선거에 우리 모두가 참여한다면 우리가 미국을 변화시켜 좀더 희망찬 나라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
다.
김수철/목사·거리선교회 대표
(www.streetla.org)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