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브라이언트 한 명을 제외하곤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탈바꿈한 LA 레이커스가 2일 덴버 너기츠를 상대로 2004∼05 시즌 개막전을 가졌다.
지난 6월 NBA 파이널에서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에 패해 5년만의 4번째 타이틀 사냥에 실패한 뒤 팀의 간판스타 샤킬 오닐을 마이애미 히트로 트레이드하고 필 잭슨 감독을 내보내는 등 대 수술을 단행한 레이커스가 과연 어떤 성적을 올릴 지는 지금 NBA 전문가들도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는 수수께끼.
상당수 전문가들은 레이커스가 서부에서 턱걸이로 플레이오프에는 나가지만 1회전을 넘지 못한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으나 하위권 모면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종종 눈에 띄고 반대로 아직도 무시할 수 없는 우승후보라는 주장도 소수지만 나타나고 있다. 종합하면 턱걸이 플레이오프 팀이지만 ‘도깨비팀’이 될 가능성도 농후하다는 이야기. 새로 레이커스 지휘봉을 잡은 루디 탐자노비치 감독조차 자기 팀에 대해 “우리가 현재 어느 정도인지 아직 판단이 어렵다. 이제 감을 잡아가고 있는 정도”라고 말했을 정도다.
이는 레이커스의 변화정도를 살펴보면 이해가 된다. 오닐과 잭슨 감독 뿐 아니라 게리 페이튼, 데릭 피셔, 릭 팍스 등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브라이언트를 빼고 지난 시즌 팀에서 남은 선수는 드반 조지, 카림 러시, 루크 월튼, 슬라바 메드베뎅코, 브라이언 쿡 정도다. 대신 척 애트킨스, 캐론 버틀러, 크리스 밈, 라마 오돔, 블라디 디바츠, 브라이언 그랜트 등이 합류했다. 변화의 핵심은 물론 브라이언트. 오닐과 잭슨 감독이 제거된 것은 물론 새로 가세한 선수들은 모두 주연 브라이언트를 도와줄 조연급인 것을 보면 레이커스가 올해는 작심하고 팀의 운전대를 브라이언트에게 넘긴 것이 확실하다.
지난 시즌 4명의 명예의 전당급 선수로 타이틀 사냥에 나섰으나 실패한 뒤 이제는 팀의 운명을 브라이언트와 함께 하기로 결단을 내린 것. 오닐-브라이언트 수퍼 원투펀치의 평화공존이 불가능하다면 차선책은 잭슨감독-오닐 카드가 아니라 브라이언트를 중심으로 하는 원맨팀이라는 레이커스의 선택이 너무도 단호한 것이 인상적이다.
그렇게도 고대하던 레이커스호의 키를 움켜쥔 브라이언트의 자세도 뭔가 달라 보인다. 오닐과 잭슨 감독의 계속되는 잽 공세는 물론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 그를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라고 맹공을 가해 온 레이 앨런(시애틀 수퍼소닉스)에 대해서도 직접 반격을 삼가 한 채 ‘코트에서 보자’며 받아넘기고 시즌 준비에만 전념해왔다. 트레이닝캠프 시작 전 비공식적으로 선수들을 불러모아 자체 훈련을 주도하기도 했다. 마침내 레이커스를 자신의 팀으로 만든 이상 혼자서도 레이커스를 챔피언십 팀으로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대부분 전문가들은 올 시즌 브라이언트는 득점왕에 오르고 레이커스는 별 볼일 없는 팀이 될 것이라고 냉소적인 전망을 내리고 있다. 과연 누가 맞을 지 궁금하다.
김 동 우
<특집 1부 차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