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가뭄으로 비경 ‘물위로’… 파월 호수 물 4일에 한자씩 빠져
1960년대초 환경보호 운동가들은 그랜드캐년에 댐이 건설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필사적인 전쟁을 치렀다. 하지만 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콜로라도 강줄기를 막는 글렌 캐년 댐은 1963년 완공됐고, 댐 위로 186마일에 이르는 거대한 인공호수 레이크 파월이 생겨났다.
파월 호수의 아름다움은 그랜드캐년의 장엄함과 견줄 정도지만 글렌 캐년 본래의 아름다운 모습들은 상당 부분 수장될 수밖에 없었다.
환경운동가들이 그토록 격렬하게 댐 건설에 저항했던 이유다. 당시 투쟁의 주역중 한사람이었던 데이빗 브라워는 글렌 캐년을 콜로라도 강의 심장, 레이크 파월은 ‘푸른 죽음’이라고 부르며 하우스 보트에 폭발물을 가득 싣고 댐에 접근하며 위협하기도 했다.
그들의 투쟁과 보존 노력은 결국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지만 댐 건설후 20여년이 지난 지금 그들의 소원은 자연의 여신이 들어주고 있다.
오랜 가뭄이 그들의 구세주가 되고 있는 것. 최근 미서부의 가뭄은 500년만에 보는 가장 지독한 것이다. 레이크 파월의 수위는 4일마다 1푸트씩 빠지고 있다. 1999년 이후 이 거대한 저수지의 수량은 원래보다 60%나 줄었다.
글렌 캐년이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수위가 낮아지면서 물속에 잠겼던 비경들이 왕년의 광채를 다시 드러내고 있다. 절묘한 지형을 구경하기 위해 배를 타고 들어갔던 카요테 크릭과 에스칼란테 리버 지역을 지금은 등산객들이 배낭을 짊어지고 걷는다. 지형이 형성된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는 특유의 단층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얼마전에만 해도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다녔던 그 곳을 지금은 마운틴 라이언들이 어슬렁거린다.
파월 호수의 수위는 계속 낮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어 글렌 캐년의 비경은 글렌 캐년 지킴이들의 소원처럼 앞으로 오랜 기간동안 보존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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