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행사 SSH아메리카 디폴트
▶ 건물 경매로 소유권 회수
▶ 자금 조달 실패가 결정타
▶ “투자이민 모집에 단 1명”
▶ EB-5 프로젝트 ‘부실’ 경종

신라스테이 호텔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됐던 상업용 건물의 지난해 모습. [박상혁 기자]
LA 한인타운 인근 올림픽가에서 추진되던 ‘신라스테이 호텔(가칭)’ 개발 프로젝트가 결국 무산됐다. 시행사인 SSH 아메리카(대표 안상연)가 인수 자금을 대출해준 채권사에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디폴트에 빠졌고, 건물의 소유권은 다시 원소유주 측으로 넘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 프로젝트가 무산된 배경에는 고환율과 건축비 급등으로 인한 자금 조달 차질은 물론, 핵심 투자 방식이었던 EB-5 투자이민 모집이 사실상 실패한 것이 결정적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어, 일부 대형 투자이민 프로젝트들의 부실 문제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문제가 된 건물은 한인타운과 다운타운 중간 지점인 올림픽과 유니언 북동쪽 코너(1543 W. Olympic Blvd.)에 위치한 연면적 12만5,180스퀘어피트 규모의 상업용 부동산으로, SSH 아메리카는 지난 2023년 3월 이 건물을 2,000만 달러에 에버그린 캐피탈 에셋 LP(대표 김일영)로부터 매입했다. 인수대금 대부분은 에버그린의 자회사인 어드마이어 캐피탈 렌딩 LLC가 제공한 1,000만 달러(1차)와 900만 달러(2차) 대출로 충당됐다.
그러나 SSH 아메리카는 2024년부터 심각한 자금난에 빠졌고, 고환율과 급등한 건축비로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이 프로젝트는 올해 2월 공사가 일시 중단됐고 시행사는 “3~4월 공사 재개”를 예고했지만 실행되지 못했다.
결국 지난 6월 SSH 아메리카는 1,080만 달러의 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공식 디폴트 처리됐다. 채권자인 어드마이어 캐피탈 렌딩은 지난 10월6일 강제매각 절차에 돌입했고, 10월29일 경매에서 채권자 측이 950만 달러를 제시해 재인수했다. 소유권 이전 등기는 지난 11월4일 LA 카운티에 최종 접수됐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가 좌초한 가장 큰 이유는 EB-5 투자이민 모집의 실패로 알려졌다. SSH 아메리카는 총 50명의 EB-5 투자자를 모집해 1인당 80만 달러씩, 총 4,000만 달러를 조성해 개발비의 상당 부분을 충당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목표한 투자자 수는 채워지지 않았으며, 단 1명만 참여해 80만 달러 유치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프로젝트의 EB-5 절차를 대행했던 이경희 변호사는 “여러 차례 투자설명회를 개최했지만 해외 거주 투자자 1명만 참여했다”며 “현재 안상연 대표와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의 영주권 절차 지속을 위해 가능한 지원을 하겠다”고 했지만 “투자금 회수 가능성은 사실상 개발사를 상대로 한 소송 외에는 현실적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본보는 안상연 대표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16일 현재 답변을 받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EB-5 투자 이민 프로젝트의 불확실성과 위험성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한다. 한 부동산 개발 전문가는 “EB-5는 무엇보다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이 핵심”이라며 “개발사의 재무 상황, 자금 구조, 토지 소유권, 시공사의 역량 등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타운 내 EB-5 관련 부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에는 ‘더 라인 LA’ 호텔이 채무불이행을 선언, 2015년 투자금을 넣었던 한인을 포함한 32명의 EB-5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LA 한인타운 핵심 입지에 신라스테이 오픈이라는 기대감을 모았던 이번 프로젝트는 결국 자금 조달 실패와 운영 책임자의 불투명성이 겹치며 막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한인타운에서 해외 자본 유치를 기반으로 한 개발 프로젝트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투자자 정보 접근성 강화, 개발사의 회계 투명성 확보, 감독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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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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