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 당혹‘술렁’
“한국 경유 망명 좌절되나”문의 잇따라
“미 정책에 의구심” 일부 한국행 고려도
지난 18일 시애틀 이민법원이 탈북자 임천용씨의 망명신청을 기각하자 한국 및 미주지역 탈북자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이 탈북자들의 미입국 러시 현상을 잠재우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재미탈북난민협회 김용 회장에 따르면 시애틀 판결 이후 한국에서 임씨 케이스의 전말을 문의하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으며 LA를 비롯한 미국내 탈북자들도 불투명한 장래에 대해 복잡한 심경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탈북자출신 모델1호 윤인호씨를 비롯 송모씨 등 이미 망명을 신청한 채 이민국 구치소에 수감되거나 보석금을 내고 나와 재판을 기다리는 탈북자들은 이 판결이 결국 자신들의 재판에 중요한 판례로 작용할 것이라는데 크게 실망하고 있다.
또 이들 중 일부는 재판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문제를 심각히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왔다. 때문에 일부 탈북자들은 탈북자 인권문제에 대한 미 정부의 자세에 의구심과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해 LA에 정착한 탈북자 신모씨는 “북한 인권법에 대한 오해와 3억~8억원에 해당하는 미정부의 정착금 지원 루머가 맞물리면서 한국내 탈북자들이 심하게 동요해 왔다”며 “결국 이번 판결로 국경에서 자발적으로 미 국경순찰대를 찾아가 망명을 신청하기보다는 밀입국을 감행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씨는 또 “중국내 탈북자의 절대 과반수가 한국 대신 미국행을 희망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여권문제 등으로 탈북자들은 일단 한국행을 선택한 뒤 정식 여권을 받아 미국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도 “사실상 이번 판결을 통해 인권법이 한국 정착 탈북자들에겐 해당되지 않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찾는 탈북자 행렬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탈북자들은 미국이 한국에 비해 훨씬 자유롭고 기회가 많은 곳이라는 생각을 한국정착 이전부터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임씨“항소할것”
망명신청이 기각된 임천용씨는 항소의사를 재확인했다.
타코마 이민국 구치소에 수감중인 임씨는 최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기왕 미국까지 왔으니 항소하고 싶다”며 항소 절차와 가능성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임씨의 망명신청 재판을 지원해온 인권운동가 마혜화씨(MSM 소장)는 “항소를 제기한다는 원칙 하에 이 문제를 둘러싼 한미 양국의 정치적인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며 “북한 인권법을 입안한 연방상원의원과도 접촉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시애틀 지사 김정태 기자>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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