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중국 장춘의 길림 예술대학과 연길의 연변예술대학 초청으로 현대음악 개론 강의와 작곡 마스터 클래스를 가졌다. 길림예술대학에선 영어로 강의했지만 연변예술대학은 조선족에 설립한 대학이라 우리말로 강의했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상당히 어려움이 있었는데 다름 아닌 언어의 장벽 때문이었다. 조금은 당황됐다. 졸업은 ‘필업,’ 수업을 ‘상과,’ 레슨을 ‘시간,’ 어렵다를 ‘바쁘다’ 등등. 또 명사는 거의 한자어를 사용하니 못 알아들을 수밖에.
조선족이 사용하는 우리말이 대체로 북한 말과 훨씬 가깝다고 하니 하루 빨리 통일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중국학생 및 교수를 상대로 강의할 때와 조선족 학생 및 교수를 상대로 강의할 때 사용 언어의 차이를 떠나서 상당한 차이를 느끼게 하는 반응이 있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우리 속담대로 괜스레 연변 예술대학에 정이 더가고 뭔가를 좀더 베풀어주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레 생겼다. 앞으로도 학문의 전수를 이어가야만 할 것 같은 새로운 다짐을 하게되었다. 길림성 및 흑룡강성에는 조선족이 많이 살고 있다는데 이곳이 옛날 고구려 땅이었다. 타국에 왔다는 생각보다는 아득한 옛날 꿈에서나 보는 고향 땅에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일본의 속국으로, 또 해방후 반세기 이상 분단된 조국으로 약 한 세기를 지나는 우리 나라를 새삼 되돌아보니 내가 코리언아메리칸이란 게 왠지 허공에 떠 있는 인생을 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 나 자신이 초라하고 불쌍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우리의 국력이 강해지고 세계 속의 한국, 한국인으로 우뚝 서게되는 날이 오길 간절히 소망해본다.
진정우
음악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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