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연말이다.
하늘, 바다, 수목.. 하와이의 푸르른 12월 풍경 탓에 한국과 같은 연말 분위기를 느껴볼 수는 없지만 두고온 고향과 보고픈 친지들이 더욱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그 어느때 보다도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 하와이 한인사회의 노정을 반추해 본다.
올해는 무엇보다 하와이 경제가 다시 살아난 해였다. 하와이의 주력산업인 관광업이 이라크 전쟁과 사스의 여파에서 완전히 회복되면서 예년 수준에 버금가는 호황을 기록했다.
여기에 달러 약세 기조가 지속되면서 하와이 경기는 내년에도 상승곡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멈출 줄 모르고 치솟는 개솔린 가격과 주택가격의 고공행진으로 생계비 지출이 늘어 서민들의 주머니는 점점 더 얇아진 고된 한해였다.
하와이 관광업계의 활황속에서 하와이 한인 관광업계는 심각한 무기력증에서 헤어나지 못한 안타까운 한해였다.
까다로워진 미비자 발급절차와 한국 내수경기의 침체, 그리고 불안정한 국제질서에 따른 국제유가의 급등으로 인한 항공요금 인상 등 온갖 악재로 시달린 한해였다.
이로인해 한국인 관광객들이 하와이 대신 무비자 지역인 동남아 등으로 발길을 옮겨 한인관광업계는 IMF시절 이상의 시련을 맞고 있다.
게다가 호놀룰루 시당국의 비협조와 한인사회의 무관심으로 해마다 동계훈련을 위해 하와이를 찾았던 한국의 프로야구단들도 대부분 올 겨울 하와이를 외면해 한인사회는 한국 프로야구단 동계전지훈련지로서의 특수마저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황무지 속에서도 장미는 피어나는 법, 힘들고 어려운 기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9년만의 대통령 방문으로 하와이 한인사회의 위상은 한껏 높아졌고 한국정부에 대한 동포사회의 불신과 불안도 어느정도 해소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또한 하와이 한인사회가 주축이 되어 펼치고 있는 한국인 하와이 무비자 추진운동이 대통령으로부터 높은 평가와 격려를 받으며 하와이 한인사회의 역량을 대내외에 과시하기도 했다.
총영사관은 하와이주 한인회에 대한 이중잣대로 동포들의 하마평에 오르내리기도 했으나 한인 단체들과의 찰떡 궁합으로 각종 행사를 성공리에 끝마쳐 그 활동이 돋보인 한해였다.
특히 총영사관의 발의로 시작한 한인공동체 발전을 위한 비전 마련에 각계각층의 동포들을 참여시켜 한인사회의 발전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세운 것은 공관의 존재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의미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하와이 한인사회는 여전히 세대간, 계층간 갈등의 골이 존재한다.
이제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키워가면서 갈등의 골을 메꿔 나갈 때이다.
이민 200주년을 향한 초석을 다지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민 200주년의 성공을 위해 다시 한번 한인사회의 대동단결과 화합이 요구된다.
작은 즐거움을 소중히 여기면서 살아가는 을유년이 되었으면 한다.
정상운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