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지진해일 속에 살아 남은 유진 김·페이 왁스 부부의 결혼식 때 모습.
“바닷속 스쿠버다이빙 하는새
해일이 머리위로 지나가”
수심 50미터속 잠수중 갑자기 물 탁해지고 수압 강해져
물위 올라오니 세상은 ‘파괴’… 호텔 사라지고 시체 가득
샌타모니카 거주 한인 유진 김(34·부즈앨런 해밀턴사 근무)·페이 왁스(34·칼폴리포모나 사회학과 교수) 부부가 지진해일이라는 대재앙의 한 복판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사실이 밝혀졌다.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기 위해 태국 남부 피피섬에 도착했던 이들 부부는 해일이 불어닥친 현지시간 26일 오전 8시 수심 50미터 아래 바닷물 속에 있었다. 해일은 이들 부부의 머리 위를 지나 해변을 박살냈으나 물 속에 있던 이들 부부는 무사한 기적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해일 발생 하루 전인 현지시간 25일 피피섬에 도착한 이들은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기 시작했다.
스쿠버 다이빙을 한 지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갑자기 바닷물이 혼탁해지고 시야가 흐려졌다. 수압이 강해지면서 이들은 바다 밑으로 내려 앉았다.
“매스터 다이버가 이상한 낌새를 채고 물 밖으로 나가자고 했으나 수압이 강해 쉽게 나가지 못했어요. 겨우 물 밖으로 나와보니 바다에 쓰레기가 둥둥 떠 다녔습니다. 배가 침몰했나 생각하고는 다시 스쿠버다이빙을 했어요. 그런데 해변으로 다가가 보니 전에 있던 누각이며 방갈로, 호텔등이 몽땅 사라진 거예요”
그들이 수압 때문에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을 때 그 엄청난 해일은 그들의 위를 지나갔고, 이들이 스쿠버 다이빙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을 때 세상은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이들이 묵던 호텔과 방갈로가 없어졌고 눈에는 해변에 떠다니는 시체만 가득 들어왔다. 이들 부부는 넋을 잃었지만 무너진 호텔에 있던 부상자들을 밤새 구급차로 실어 날랐고 쓰레기 더미 속에 파묻혀 12시간을 갇혀 있던 생존자도 구해냈다. 해변에 늘려 있는 시체들을 높은 곳으로 옮기는 것도 살아남은 자들의 몫이었다.
이들은 믿기 어려운 이같은 사실을 어바인에 있는 아버지 김동수씨에게 전화와 이메일로 알려왔다. 김씨는 28일 “처음 아들이 실종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피가 역류하는 것 같았다. 아들 내외가 살아있다는 것은 정말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여권과 비행기 표 등 모든 짐을 잃어버려 방콕에 발이 묶였으나 방콕 주재 미 대사관의 도움으로 겨우 LA행 비행기를 탈 수있었다.
<정대용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