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한해를 맞고 있는 한인사회의 미래를 향하여 항해하는 배에 비유한다면 그 배의 이름을 ‘혼돈호’라고 하고 싶다. 그 이유는 스스로 미국시민으로 선서를 하고서도 한국을 내 나라로 알고 있으며 본국이라고 부르며 살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본국은 미국(The United States of America), 오직 한나라 일뿐이다. 우리는 미국에 잠시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갈 ‘재미 한국 국민’과 크게 다름을 알아야 한다. 여행객이 이미 지나온 예전의 위치를 현 위치로 착각한다면 그 여행은 헛수고일 것이다. 우리 스스로가 어디에 와있는지도 모르고 미국시민인지 한국 국민인지 혼란 속에 살고 있으니 큰일이다.
또한 적지 않은 이들이 일본 식민통치 시절 해외에서 조국 독립운동을 하던 투사들인양 이들의 흉내를 내고 있으니 역시 웃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을 도와야 하느니, 정체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안방에서 역설하면서도 정작 한국을 도울 수 있는 실력은 배양하지도 않고 한민족의 기상을 주변에서 보이지도 않는 우리들이니 반성해야 할 것이다.
한국을 잊자는 제안이 아니다. 스스로를 속이고 자식들을 어렵게 하는 일을 중단하자는 말이다. 우리는 기회의 땅 미국에서 잘 살아보려고 보따리 들고 온 이민자일 뿐이다. 이러한 동기를 잊으며 때때로 독립투사인양 착각하기를 중단치 않는다면 이는 우리는 계속 혼돈 속에서 방황하여야 할 것이다.
그 다음, 한인 1세들이 자신들의 자녀가 훌륭하게 되기를 바라지만 실제로는 이들의 앞길에 장애물을 설치해 주고 있다고 본다. 오로지 자신들만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탈세나 불법행위를 자주 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웃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로 알려진 오늘날 우리들의 이미지는 긍정적인 것이 아니다.
우리가 만든 이러한 이미지를 우리 자녀들이 역시 고스란히 물려받아 사회에 적용하니 그들 역시 소위 ‘뺀돌이 집 자식들’ 또는 ‘탈세자의 자식들’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이웃들이 베푸는 자원봉사의 혜택은 받으면서도 이웃 봉사는 안 하고 있으니 동네에서 인심을 잃고 있다.
최근 집계된 자료에 의하면 7,000만명의 미국인이 연 평균 210시간을 무임금 사회봉사에 소요한다고 한다. 훨씬 못 미치기는 하지만 한국의 국민들도 1년에 38.4시간의 자원봉사를 한다고 한다. 이제 우리 한인들에게 물어볼 시간이다. 지난해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이웃과 나라를 위해 봉사했는가? 생각해 보고 반성해야 할 것이다. 또한 말로만 자녀에게 재촉하지 말고 봉사의 모습을 우리의 자녀들에게 솔선수범으로 보여야 할 것이다.
한가지 더! 자녀들에게 지도자형 친구들을 사귀게 하려면 이들을 봉사의 현장으로 보내라고 권하고 싶다. 동네의 허드렛일, 학교 학부모회, 병원, 적십자사, YMCA, YWCA, USO, 평화봉사단 등 지역 사회에 수많은 단체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많은 미국의 훌륭한 지도자들은 자원봉사의 경험 속에서 남을 대접하면서 지도자가 되는 수련을 받았다. 우리 자녀들이 설령 지도자가 못되더라도 최소한 지도자를 친구로 만드는 기회라도 되지 않겠는가? 머리 회전이 빠른 우리들이 혼돈 속에서 헤어나는 새해가 되기를 진정으로 바라며 새해의 인사를 드린다.
박선근 좋은 이웃되기 운동본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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