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이 전부가 아니다
지난주 신문에 ‘UCLA 한인학생 마약소지 체포’란 제목으로 한인타운에서 발생한 사건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는 다음과 같이 시작되었다.
“UCLA에 재학중인 것으로 알려진 20대 한인이 한인타운에서 5,000달러 상당의 마리화나를 소지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충격을 주고 있다.”
마약 중독으로 시달리는 젊은 청년의 사연이 비극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 충격적인 사건은 아니다.
이 소식이 한인들에게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체포된 학생이 UCLA라는 우수한 대학의 학생이라는 사실이다. UCLA는 전 미국 25위 안에 드는 소위 말하는 Tier 1 대학이다.
UCLA에 진학하려면 적어도 GPA가 3.8 이상에 SAT 점수 1,300점(1,600점 만점) 이상이 요구된다.
즉, 이 학생은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었다는 말이다.
아이가 우수한 성적을 받고 있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 보편적 부모들의 생각이다.
우수한 성적을 받는 아이가 마약 같은 문제에 빠지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그것은 큰 오산이다. 성적은 중요하지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여야 한다.
성적이 성장하는 아이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인간은 지성과 인성 그리고 영성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온전한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학교 성적이 중요하지만 인격 및 영적 형성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많은 부모들은 성적표에 관하여는 지나칠 정도로 신경을 곤두세워도 아이의 인격 성장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물론 지성이 잘 형성되는 아이들이 전반적으로 무난히 성장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성에 신경 쓰고 나머지 부분을 무시한다면 균형이 잡히지 않은 사람이 될 수밖에 없으며 위의 청년과 같은 상황을 접할 수도 있다.
학부모들이 학교에 상담을 요청하는 대부분의 경우 자녀의 성적, 즉 어떻게 하면 아이의 성적을 올릴 수 있는지가 상담의 주제다. 성적에 지나치게 관심이 몰두돼 있음을 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아이들 자신이 부모의 그릇된 생각을 알고 이것을 역이용한다는 것이다. “올 A 만 받으면 나에게는 무엇이든 허락된다”가 여러 청소년의 진술이다.
다시 말해서 성적만 잘 받아오면 부모가 모든 면에서 믿어주기 때문에 하고자 하는 일을 다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밤늦게 돌아다녀도, 나쁜 친구들을 사귀어도 부모는 성적에 눈이 가리워서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이다.
바른 판단력이나 상식이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에게 이런 ‘자유’는 상당히 위험한 것이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고 훌륭한 성인이 되기를 바란다. 그렇기에 부모로서 자녀의 성적에 신경 쓰는 만큼 인격과 영성 형성에도 신경 써야 한다.
자녀의 학업을 위해 좋은 학군, 과외선생, 좋은 학원을 발벗고 쫓아다니는 것처럼, 자녀의 인격과 영성 훈련을 위해 동일한 관심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좋은 인격의 첫 스승은 부모라는 것을 잊지 말자. 자녀는 부모의 인격을 물려받는다. 보고 듣고 자란 배경으로 하여금 자신의 가치관과 도덕성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자녀의 어린 시절부터 부모가 인격의 좋은 본이 된다면 모든 자녀들이 우리 모두가 소망하는 훌륭한 성인들로 자랄 것이다. 보다 기능적인 가정을 기대하면서….
테드 강
<새언약중고교 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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