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대 의회 초반 성적
지난해 대선과 총선에서 모두 패한 민주당이 단단한 결속력을 과시하며 막강한 집권 여당을 누르고 109대 의회의 기선을 제압하고 있다.
백악관 탈환 실패와 의회 의석 축소라는 완패를 당한 민주당의 저항력이 크게 약화돼 109대 의회가 공화당의 독주로 일관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은 개원후 첫 4개월의 실적만으로 본다면 보기 좋게 빗나간 셈이다.
공화 기부금 잡음·볼턴 지명등 실책 편승
독주 예상 깨고 선전… 내년 선거‘희망가’
이처럼 민주당이 예상을 뒤엎고 강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공화당의 ‘헛손질’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공화당 정권 재창출의 원동력을 제공한 보수세력의 눈치를 보느라 번번이 ‘오버’를 했다가 민주당에 되치기를 허용, 연속 실점을 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식물인간 테리 샤이보의 케이스다. 공화당은 ‘생명의 가치’를 내세운 보수집단의 무리한 ‘끼어 들기’를 허용했고, 이들의 요구대로 특별법까지 제정해가며 플로리다 주 사법부가 10년에 걸쳐 내린 최종 결론을 단숨에 뒤집으려 들었다. 그러나 전통적인 개인의 영역에 국가가 나서 간섭하려 든다는 여론의 역풍과 연방 사법부의 강한 견제로 공화당은 소기의 성과를 얻기는커녕 이미지만 구기고 말았다.
게다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 성공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성급하게 밀어붙인 소셜시큐리티 개혁안이 유권자들로부터 시큰둥한 반응을 얻으면서 백악관도 맥이 빠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부시 대통령이 유엔대사에 지명한 존 볼턴이 자질시비에 휘말려 낙마 위기에 몰렸고, 탐 딜레이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는 로비스트들의 돈으로 한국, 중국, 영국 등 호화판 외유를 즐겼다는 구설수에 올라 정치생명을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앞서 공화당은 딜레이 의원의 선거기부금 잡음이 일었을 때 윤리규정을 개정, 당의 원내 사령탑에게 일종의 제한적 사면권을 주려 시도했다가 그를 둘러싼 파문이 커지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고위 정치인의 ‘방탄조끼’ 정당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109대 의회 개원후 첫 4개월간 선전할 수 있었던 또하나로 이유로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와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의 노련한 조타능력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민주당의 결속력을 끌어내 공화당의 성급한 입법러시를 의사진행 방해(필리버스터)로 저지하면서 상대의 허점을 파고 들어 집중공략하는 등 착실한 득점위주 작전을 성공시킴으로써 2006년 중간선거를 통해 1년전 빼앗긴 의회의 의석을 되찾을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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