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어느덧 다갔다. 참 고단한 추억으로 얼룩진 달이다.
15년을 망부석처럼 지킨 아내를 기약 없이 보낸 플로리다의 남편이 있었고, 83세의 노구를 미련 없이 하직한 종교지도자가 있었다. 나의 교우는 금이야 옥이야 키운 자녀들을 프리웨이 교차로에서 잃었다. 눈물과 한탄으로도 어쩔 수 없는 현실 앞에서 허무와 고독이란 두 단어만이 나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었다.
신이 인간에게 주는 혹독한 시련 가운데 직장과 건강을 잃는 것보다 더 서러운 것이 있다면 부모나 자식을 저승으로 보낸 것이다.
친구의 배반, 아내의 배신 때도 울지 않았다. 그런 강철같은 심장도 혈육의 분신인 부모와 자식의 이별 앞에선 하염없이 통곡하였다. 그것은 자신의 피바다가 썰물처럼 나갔기 때문이다.
그래도 새벽이면 꿇어앉아 생명의 주인에게 드리는 감사의 기도와 잠들기 전 성서 봉독은 쉬지 않았다. 서슬 퍼런 사망의 이별이여, 언제까지 우리를 괴롭힐 것인가. 죽기 전에 그 대답을 듣고 싶다.
박원철/실 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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