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인회 문제로 동포사회 일부가 떠들썩한 가운데, 차기 한인회장 선거가 6월 11일에 실시된다.
새로운 한인회장 선거공고를 접하고 보니, 이번에는 또 어떤 한인회장이 나오고 과연 누가 당선될까 궁금해진다. 하지만 내 궁금증의 초점은 누가 되느냐 보다는 어떤 마음으로 후보에 나오는 것일까이다.
만약 한인회장 후보자들에게 당신은 왜 한인회장을 하려고 합니까?라고 순진하게 묻는다면, 아마 대부분이 동포사회의 단합과 발전을 위해서 라거나 실추된 한인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라는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진정한 한인사회의 구심점이 되기 위해서라는 답변도 그럴듯하다. 하지만 그 답변이 입에서가 아니라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오는 후보가 얼마나 될까.
한인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나는 최소한 이런 분들은 제발 후보에 나오는 것을 꾹 참아주십사 당부드리고 싶다.
첫 번째, 가장 먼저 말리고 싶은 분들은 지나친 명예욕에 사로잡힌 분들이다.
이런 유형은 한인회장의 의무와 역할은 외면하고, 한인회장이라는 타이틀에만 침을 흘리는 것이 전형이다.
만약 한인회장에 당선이라도 되면 가뜩이나 뻣뻣했던 목에 힘이 더 들어갈 것이다.
이런 분들의 출마를 적극 말리고 싶지만, 그래도 타이틀이 탐나서 굳이 출마해야겠다면 후보출마 이전에 병원에 먼저 예약을 해놓으라고 권하고 싶다.
잘못하면 목에 힘주다가 골절상을 입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과시욕에 눈먼 사람이다. 비즈니스를 하면서 돈은 좀 벌었는데 사람들이 통 알아주지 않는다. 성공과 재력을 과시하고 싶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다.
한인회장을 하면 그래도 사람들이 알아줄 것 같다. 이런 분들이 한인회장이 된다면 한인사회를 대표하지 못하는 ‘나 홀로 회장’이 되기 쉽다. 다수의 한인들이 인정하는 한인회장이 되기보다는 혼자만 인정하는 회장님. 이런 분들은 한인회장에 출마하기 보다는, 돈을 풀어서 팬 클럽을 하나 만들고 추종자들에게 마음껏 자신을 과시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비전이 없는 사람이다. 하와이 한인사회는 미주 전체를 통틀어 가장 오래된 한인 이민사회다.
연륜이 오래된 만큼 하와이 한인사회가 해야 하는 역할이 있다. 한인 이민의 뿌리를 찾아서 기록, 보존하는 일, 한국문화의 구심점이 될 문화센터를 건립하는 일, 주류사회로 뻗어나간 한인 후손들과 한인 1세들 간의 유대를 강화하는 일, 2세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교육하는 일, 한인 노인들의 노후를 보살피는 일, 언어장벽과 관습차이로 어려움을 겪는 신규 이민자들의 현지 적응을 도와주는 일, 그밖에도 주류사회에서 우리의 의무를 다하고 권익을 찾는 일 등 한인회장이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이런 비전을 가지지 못하고 그냥 나 한인회장 입네... 라는 생각으로 행사장의 VIP석만 탐내는 분들께는 그냥 가만히 계시는 것이 한인사회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읍소하고 싶다.
혼자만의 명예보다는 한인전체의 명예가 더 중요하신 분, 과시보다는 봉사하실 분, 뚜렷한 비전을 가지고 이민 2백년을 준비하실 분, 이런 분들이 한인회장 후보로 많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 나만의 욕심일까.
김용우 차장대우
라디오 서울 보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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