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는 개인의 소속물이 아니다. 자유의 나라, 미국에서는 성조기로 스카프도 만들고 스커트나 T셔츠로도 많이 애용되고 있어 그러려니 하면서도 나라를 대표하는 국기를 저렇게 사용해도 되는가 가슴속에서 고정관념이 꿈틀댄다.
요즈음은 한국에서도 태극 마크가 그려진 때를 이마에 동여매고 태극기를 접고 접어 몸에 두르는 것을 보면 국기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엊그제 밤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데 옥외에 설치된 간판이 눈길을 끌었다. 한 한인부동산 대표의 웃는 얼굴과 태극기가 그려져 있고 ‘자랑’이라고 한글로 쓴 커다란 간판이 었다.
태극기와 자랑, 코리아의 자랑이란 뜻 일게다. 성공한 한인-자랑할 만하다. 그러나 자기 개인의 광고물에 태극기를 그린 것은 태극기를 개인의 소속물쯤으로 생각한 것 같아 불쾌하다. 더구나 더 큰일 날 일이 있다. 태극기가 어떻게 그려져 있는가 이다. 마음 아프다. 너무 아파서 말이 안 나온다.
간판이 옥외 설치될 때까지 그 부동산회사 대표와 직원들은 점검도 안 했단 말인가. 간판은 그냥 보라고, 예쁘라고 돈 들여 만든 물건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보고 소문이 멀리 멀리 퍼지라는 의도로 광고물은 제작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무겁고 큰 간판을 이리 저리 쇠파이프로 튼튼하게 돈 들여 걸은 것이 아니겠는가.
요즘 북한이 핵 문제를 거론하며 목소리를 높일 때마다, 시끄러운 조국의 정계 뉴스라든지, “정말 큰일이야” 하는 소리를 접할 때마다 마음이 짠하고 괴로운데 그 간판을 보니 더욱 화가 난다.
광고 간판에 태극기가 거꾸로 그려진 것이다. 이래도 되는 것인가.
엄경호/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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