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장 선거를 앞두고 제일 바쁜 곳이 있다. 하와이주 한인회 선거관리위원회이다.
선관위는 조관제 선관위원장과 10명의 선관위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선관위 위원들은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세대로 구성되어 있고 성별과 직업도 제 각각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남이 하기 싫어하고 회피하는 일을 앞장서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같은 세태에 누가 이런 일을 자청해서 할까. 한마디로 세상 물정에 어두운 미련한 사람들이다.
‘시간은 돈이다’라는 말이 있다. 시간의 소중함을 강조한 이 말은 이민생활을 체험하고 있는 우리에게 그 어떤 말보다 피부로 와 닿는 표현이다.
그러나 실제로 시간은 돈보다 훨씬 더 귀중하다. 돈은 저축할 수 있지만 시간은 저축할 수 없으며 돈은 빌릴 수 있지만 시간은 빌릴 수가 없다. 또한 돈은 잃어버리면 벌 수 있지만 한번 잃어버린 시간은 영원히 되돌려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미련한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토록 귀중한 시간을 선거 준비로 허비하고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면서 고생을 자초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 모두 한번쯤 천천히 곱씹어 봐야 할 대목이다.
선관위 위원들은 요즈음 한 명의 한인이라도 더 선거에 참여시키기 위해 시간을 쪼개어 틈나는 대로 발품을 팔고 있다. 또 매주 수요일 저녁에는 선관위 정기모임도 갖고 있다.
지난 11일 모임에서 선관위 위원들은 그간의 선관위 활동에 대한 고충과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날 모임에서 선관위 위원들은 “왜 선관위 같은 곳에 들어가 사서 고생을 하냐” “어떤 놈이 나오는데?” “한인회장 선거에 관심 없다” 등 한인사회의 부정적이고 냉담한 반응을 전하면서도 끝까지 맡은 바 역할을 잘 수행해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다짐을 했다.
선관위 위원들의 소망은 오직 하나이다.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 분위기를 조성, 올바른 한인회를 세워보자는 것이다. 또한 선거를 한마당 잔치로 승화시켜 동포사회의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 내자는 것이다.
그들은 선거를 잔치 분위기로 만들기 위해 십시일반 자비를 보태 한국 왕복항공권과 김치냉장고 등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선거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경품까지 제공해야 되는 현실이 조금은 서글프고 안타깝지만, 이들의 표정은 오히려 밝고 확신에 차 있다.
우리는 이민생활의 경험과 속성을 통해 잘 알고 있다. 동포사회의 무원칙적이고 비도덕적이며 비합리적인 냉소주의가 결국은 “역시 안돼...”식의 자기비하적 패배주의로 귀착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세상은 우리를 마냥 기다려 주지 않는다. 현실은 참여 없이 절대 변화하지 않는다.
이제 지엽적이고 분파적인 이기주의적 사고의 틀을 깨고 냉소주의의 구태를 청산하는 의미로 오는 6월 11일에 치러지는 한인회장 선거에 모두 참여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하기 원하는 뜻있고 역량 있는 인사들의 능동적인 출마를 기대해 본다. 많은 회장 후보들이 선거에 참여, 이민 200년을 향한 한인사회의 비전을 제시해 준다면 선거의 당락을 떠나 한인사회는 희망과 가능성이라는 커다란 자산을 얻게 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인사회 구석 구석을 누비며 한인회장 선거를 위해 애쓰고 있을 선관위 위원들의 구슬땀 흘리는 모습을 그려보며 그들에게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힘차게 보낸다.
정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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