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을 상대로 대통령 선거에 대해 조사했다. 그 조사란 건 아주 간단했다. 선거일이 언제인지 아는지 묻는 것이었다. 정확히 아는 학생은 얼마나 됐을까. 100%가 안다면 무리이겠고, 대학생이니까 그래도 70∼80% 정도는 알지 않았을까. 정답은 정 반대다. 75%가 모른다고 답한 것으로 나왔다고 한다.
한국에서의 이야기다. 지난 2002년 한국의 대통령 선거 때 대학 언론인 운동본부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젊은이들은 정치에 무관심하다. 아니, 정치를 혐오하기조차 한다. 그 결과가 선거기피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이게 그런데 한국만의 현상은 아닌 모양이다. 전 세계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발달한 지역에 한해서’란 단서가 붙기는 하지만.
왜 이토록 관심이 없을까. 그 설명은 대체로 이런 식이다. 먹고 살만하게 됐다. 그러므로 큰 이슈가 없다. 당연히 정치니, 선거니 하는 것들은 별 관심을 끌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가 치러진다. 그렇다고 뭐 대권경쟁도 아니다. 게다가 출마 후보는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결국은 최선의 인물이 아닌, 차악(次惡·Lesser Evil)의 인물을 선택하는 게 선거가 된 것이다. 투표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거다.
30만표만 확보하면 당선은 개런티다. 올 LA 시장선거 이야기다. LA시의 등록 유권자 수는 줄잡아 140만이다. 이중 잘해야 30%가 투표를 할 것으로 예상돼 하는 말이다. 왜 30%인가. 대강의 설명은 이미 나와 있다. 무관심이다. 거기다가 하나가 더 있다는 게 정치분석가들의 지적이다. 망각이다.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어야 한다. 큰 아이는 남편의 몫. 작은아이는 아내의 몫이다. 그리고 러시아워 트래픽을 뚫고 각기 직장에 가야 한다. 또 올 때는 아이들 픽업에다가, 장도 보아야 하고…. 이처럼 생활에 좇기다 보니 투표를 잊기 일쑤이고 결국은 상습적으로 투표를 안 한다는 것. 관련해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발견된다. 일종의 정치적 유전이랄까 그런 현상이다.
부모가 투표를 제대로 안 한다. 이런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의 투표율은 극히 낮다는 사실이다. 2세대, 3세대로 넘어간 일부 이민그룹에서 흔히 발견되는 현상이라는 사회학자들의 지적이다.
그래서 나오는 제안은 어린 자녀를 투표 장소로 데리고 가라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 교육이고, 이렇게 자란 어린이들은 어른이 됐을 때 투표 참여율이 높다는 이야기다. 그나저나 이번 LA 시장선거 투표율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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