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에서는 이렇게 사랑받는데
안방에서는 그렇게 홀대받으니
태권박사·태권소년의 안타까운 태권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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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스승이라면 저렇게들 예의를 차리고 존경을 표하는데, 명색 종주국이라는 한국에서는 태권도인 알기를 우습게 알잖아. 나만 해도 그래요. UC버클리 선생이다 그러면 어∼ 하면서 쳐다보는데 태권도 사범이다 그러면 사람 보는 눈이 확 달라지니 원.
지난 4월 하순 오클랜드 정통한식당 오가네 2층 그랜드홀.
UC버클리 태권도선수단의 제30회 전미대학선수권 종합우승 자축파티에서 선수들과 진행요원들이 차례로 정중히 인사하고는 소감을 발표하는 동안, 앞좌석에서 제자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던 민경호 박사(UC버클리 국제무도연구소 소장)는 이렇게 말했다.
Yes, Sir! Yes, Master! Yes, Sir! … Oh, excuse me, Sir!
그로부터 20여일 지난 5월 중순 베니시아고교 실내체육관.
샌프란시스코 한인체육회 윌리엄 김 회장이 운영하는 윌리엄김스태권도장 주최 골든스테이트 챔피언십 경기가 한창인 이곳에서 선수들을 독려하다 스승인 김 회장을 만난 앤티옥의 아프리칸-아메리칸 관장은 그 자신이 관장이면서도 말끝마다 Sir Master를 붙이며 부동자세로 서서 경청하더니 어디선가 휴대전화가 걸려오자 ‘정말로 큰 실례’라도 하는 듯이 두걸음 뒤로 물러나 몸을 돌려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마치 웃어른 앞에서 술잔을 받아든 아랫사람같았다.
한인으로서 은근히 긍지를 느끼게 하는 이런 장면들은 태권도가 있는 어느 곳에서나 발견된다. 그래서 태권도를 대한민국 특산품 제1호로 꼽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태권도는 정작 한국에서 여간 홀대를 받지 않는다. 최근 자매도시 발레호시 초청으로 6박7일동안 미국구경을 하고 돌아간 충북 진천중 3학년 오병준 군은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익힌 태권도 솜씨가 벌써 4품(성인의 경우 4단에 해당)에다 사범을 꿈꾸는 태권소년. 그가 털어놓은 말에 안방에서 홀대받고 외지에서 사랑받는 태권도의 처지가 담겨 있다. 그런데요, 태권도를 한국에서는 대접을 잘 안해주는데 여기(미국)서는 잘해주는 것을 보고 놀랐어요.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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