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사람이 살 것 같지 않은 곳이다. 그런데 몇몇 인가가 보인다.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지붕 위를 보는 순간 한국인임을 직감했다. 빨간 고추가 널려 있는 것이다.”
한국을 잘 아는 한 서양인이 근 한 세기 전 북만주 지역의 오지를 탐사하며 남긴 글이다.
무엇으로 한국인임을 알아볼 수 있을까. 요즘의 외국인에게 물어보면 혹시 ‘라면’이라는 대답이 나오지 않을지 모르겠다.
국민 1인당 라면생산, 소비 등에서 세계 톱을 달리고 있다. 거기다가 한국산 라면은 세계 곳곳으로 팔려나가면서 한국 맛의 대명사화 되고 있어서다.
그 현장의 하나가 북만주보다도 더 외진 시베리아다. 겨울철 시베리아 횡단 기차여행에서 한국산 사발 면은 필수품이다.
한국인은 말할 것도 없다. 러시아인, 서구에서 온 여행객들도 저마다 먼저 챙기는 것이 한국산 사발 면이라고 한다.
뜨거운 물만 부면 되는 편의성도 편의성이지만 추위를 달래주는데 매큼한 맛의 뜨거운 라면국물 이상의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성지순례를 해본 사람들도 이구동성으로 펴는 게 라면 예찬론이다. 성지에서 이른 새벽 산에 올라 일출광경을 보고 내려오니 아랍인 상인들이 뜨거운 물과 한국산 사발 면을 준비해 놓고 팔고 있더라는 것.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만난 한국 라면이라서 더 그렇게 보였는지 모르지만 그 인기가 대단하다는 전언이다.
이 한국 라면의 생일은 1963년 9월15일이다. 한국의 삼양식품이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해 치킨라면을 처음 선보인 것.
당시는 식량부족시대다. ‘보릿고개’를 구원하기 위해 당시 군사정권이 정책적으로 밀어주던 사업이 라면생산 업이었다.
말하자면 가난한 사람의 주식 대용으로 태어났던 것. 그러나 이제는 가진 자의 기호식품 역할도 하고 있다. 그러므로 라면은 빈부와 계급을 초월한 국민식품으로 자리잡게 된 것.
한국의 라면시장은 이제 연간 1조 4000억 원 매출을 자랑하는 거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동남아, 중국, 미국 등 전 세계 시장을 석권할 기세다.
한국 라면 공장이 캘리포니아에도 세워졌다. ‘농심’이 세운 란초 쿠카몬가 공장이 그 곳으로, 한국의 맛이 미국시장을 얼마나 파고들지 두고 볼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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