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일은 사람들이 전혀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이루어졌다. 처음에는 아무도 그와 같은 변화가 일어날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로 시작하는 소설이 있다. 과학과 상상력의 ‘이종 교배’로 깜찍한 작품들을 만들어 내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한 단편소설이다.
내용은 유전자 조작 동물개발회사가 이종 교배를 통해 신종 애완동물들을 만들어 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아마 이런 착안, 혹은 상술일 것이다 - “햄스터가 귀엽지만 앵무새처럼 말을 하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토끼가 고양이 소리를 내면 어떨까… ”
미래의 어느 시점이 되면 그런 생각이 유전자 조작을 통해 현실이 되리라는 것은 상상 가능한 일. “이 회사가 개발한 상품 목록에는 사람의 말을 잘 흉내내는 ‘앵무새 햄스터’, 야옹야옹 소리를 내는 ‘고양이 토끼’, 식탁 밑에서 뛰어다니며 노는 ‘생쥐 말’등이 들어 있었다”고 소설은 이어진다.
아직 그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유전·생명공학 분야에서는 ‘사람들이 전혀 모르는 사이에’꽤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최근 캘리포니아 주의회에는 복제 고양이 판매 금지 법안이 상정돼 있다. 로이드 레빈 주하원의원이 주도하는 이 법안은 앨러지 안 일으키는 고양이 복제 판매를 막기 위한 것이다.
복제업체 측 의도는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고양이 앨러지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해 신품종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 반면 레빈 의원은 “유전자 조작 고양이들이 다른 고양이들과 교미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며 반대를 하고 있다.
포유동물 복제가 시작된 지는 거의 10년이 되어간다. 영국 에든버러의 로슬린 연구소가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것이 1996년이고, 그후 황우석 교수팀이 1999년 복제 송아지 영롱이를 탄생시켰고, 하와이 대학이 생쥐를 복제하는 등 동물 복제 보도는 자주 있어 왔다.
그래도 일반인들에게 ‘복제’는 먼 상아탑 속의 일 같기만 한데 우리도 모르는 사이 현실로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왔다.
‘당신 인생의 특별한 애완 동물을 똑같이 복제해주겠다’며 고객을 모으는 회사들이 있다. 대표적인 회사는 캘리포니아의 지네틱 세이빙스 & 클론(GSC). 복제양 돌리의 탄생 소식을 들은 애리조나의 사업가 존 스펄링 박사가 자신의 애견을 복제할 생각으로 창설한 업체이다.
5년여의 연구 끝에 지난해부터 고양이를 복제하고 있고, 올해 안으로 개도 복제할 예정이다. 가격은 마리 당 3만2,000달러. 애완동물에게 유산을 남길 정도로 정이 각별한 사람들이 있고 보면 잠재 고객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애완동물 복제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런 첨단기술이 어떤 생각지 못한 부작용들을 가져올지, 이것은 또 어떤 판도라의 상자일지 걱정할 시점은 어느새 지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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