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흔히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일컫는다. 민주주의(Democracy)라는 말의 어원이 그리스어로 인민의 지배(Demos+Kratia)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민주주의는 고대 그리스에서 기원하였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그리스 도시 국가의 몰락과 함께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게 되었고 그 후 2,000여년이 지나서야 다시 빛을 보게 된다.
지난 4일 오후 하와이주 한인회장 후보 합동 정견 발표회가 그리스도 연합감리교회에서 열렸다. 기호 1번 서성갑/한태호, 기호 2번 윤승구/이성희 후보들의 용기로 이루어진 경선 덕분에 하와이 한인사회는 잠시 잊고 살았던 민주주의 꽃, 선거를 맛 볼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오랜만에 치러지는 정견 발표회라 많은 한인들이 참석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예상보다 적은 100여명의 한인들이 발표회장을 메웠다.
선관위의 진행에 따라 양 후보측의 정견발표와 각 언론사 기자들로 구성된 패널리스트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선관위의 요청에 따라 패널리스트들의 질문 사항은 사전에 양 후보측에 전달되었기 때문에 양 후보측은 나름대로 충분한 답변을 준비해 왔다. 그런 탓인지 정견 발표회는 일사천리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양 후보측은 일부 답변에 대해서는 질문의 핵심을 간파하지 못한 채 질문과 동떨어진 답변을 하기도 했고 때론 현실성이 희박해 보이는 장미빛 공약을 남발하기도 했다.
혹자는 말한다. 정견 발표를 들어보니 한인 회장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지는 못한 채 피상적인 공약만을 주장해 아쉬웠다고. 그 안타까운 심정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솔직히 되묻고 싶다.
그럼 그렇게 명쾌한 비전과 대안이 있는 당신은 한인 회장에 출사표를 던지지 않고, 왜 자신의 실체를 숨긴 채 은둔의 미학을 즐기고 계신 것인지요 라고 묻고 싶다.
정치란 이상과 현실을 아우르면서 여러 의견차를 좁혀 모두에게 이로운 해결 방안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기에 정치에서는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선택하는 지혜와 여유로움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짧은 정견 발표만 듣고서 다수의 방관과 냉소 속에서 한인 사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 소수의 봉사와 희생을 평가절하 하는 우를 범해서는 결코 안된다.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과 모자람을 알면서도 동포사회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귀중한 시간을 바치는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양 후보의 공약처럼 이번 선거가 한인사회의 단합과 발전을 위한 과정일 뿐 또 다른 갈등과 분열을 낳는 선거가 아니라는 점을 유권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제 선택은 1,800여명의 유권자 손에 달렸다.
현명한 선택이건 그릇된 선택이건 간에 그 결과는 우리가 감내해야 하는 부산물이다. 우리의 한 표가, 또 동포 한 사람 한 사람의 한인회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하와이 한인사회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하나의 밝은 횃불이 될 것이라는 긍지와 확신을 갖자.
이번 선거의 일련의 과정들이 차기 출범하는 한인회에 동포사회의 절대적인 신임과 정통성을 부여해 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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