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국 연감 분석
3D업종 종사하며
밑바닥 고생 ‘옛말’
화이트 칼라 직종
취업비자 비중 커져
2000년 미국의 유명 시스템 통합 업체로 취업 이민 길에 오른 박모(38)씨. 한국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활동하던 박씨는 당시 미국 경제를 휩쓸던 닷컴 열풍에 편승해 어렵지 않게 미국에 정착할 수 있었다. 박씨는 2년 안팎의 짧은 기간에 영주권을 손에 쥐고 아메리칸 드림을 움켜 잡았다.
한인 사회의 이민 지형도가 변하고 있다. 70∼80년대 3D업종에 종사하며 고생 끝에 이민 사회를 일군 한인들의 모습 대신 하얀 와이샤츠 차림의 전문직 종사자들이 2000년대 들어 한인 사회 이민자의 주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연방이민국이 매년 발표하는 연례연감에 따르면 형제, 자매 등의 가족 초청으로 미국에 정착하는 한인은 매년 1,000여명꼴로 급감하고 있는 반면 취업이민은 매년 이민자의 30%대를 차지하고 있다. 결혼을 통해 미국에 정착하는 한인도 2000년을 기점으로 가족초청 이민자 수를 넘어섰다.
연례연감에 따르면 1996년(회계연도) 가족초청 이민자는 5,787명이었던데 반해 8년이 지난 2003년에는 74%가 감소한 1,545명에 불과했다. 가족초청 이민자는 1999년 4,128명, 2000년 3,482명, 2002년 2,210명을 기록해 매년 1,000명꼴로 감소했다.
김성환 이민 전문 변호사는 “가족초청 이민의 쿼터는 거의 변함이 없지만 수속 기간이 오래 걸리고 취업 등 미국 생활 정착이 힘든 점 때문에 가족초청 이민이 과거와 달리 인기를 잃었다”고 설명했다.
취업이민자는 이민자 사회의 꾸준한 젖줄이 되고 있다. 1996년 전체의 33%(6,127명), 1999년 26% (3,253명), 2002년 41%(8,373명), 2003년 32%(3,894명)가 취업을 통해 미국에 정착했다.
결혼을 통해 미국에 정착한 한인은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1996년 전체 이민자의 15%(2,857명), 1999년 16%(1,995명), 2002년 26%(5,335명)가 결혼으로 이민 사회에 합류했다.
이같은 한인 사회 구성원의 변화에 대해 김 변호사는 “한인사회가 70∼80년대보다 외적으로 성장해 한인 취업 이민을 받을 역량이 생겼다”고 밝혔으며 “한국에 취업 이민을 올 정도의 능력을 갖춘 사람이 많아지며 과감하게 이민을 오는 경우가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민 초기 온갖 고생을 하며 이민 역사를 일궜다는 70∼80년대 이민 1세대의 이야기는 과거 속의 한 페이지로 남을 전망이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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