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한인회장 선거가 마침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축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한인회장 선거에서 승리의 여신은 기호 1번 서성갑/한태호 후보에게 미소를 보냈다.
8년 만에 열린 이번 한인회장 선거는 이민 200년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하와이 동포사회에 많은 것을 시사해 주었다.
이번 선거는
첫째, 기호 2번 윤승구/이성희 후보의 선전이 돋보인 선거였다.
무투표 당선이라는 악습을 끊어 보자는 순수한 마음에, 막판 선거에 뛰어든 윤승구/이성희 후보는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와 짧은 선거기간이라는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40%를 넘는 놀라운 득표율을 과시했다.
특히 윤 후보는 한 때 한인회에 대한 한인사회의 냉소적인 분위기에 마음의 상처를 받아, 후보 사퇴까지 고려했으나 선거를 축제 분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 경선이라는 커다란 기쁨을 한인사회에 선사해 주었다.
둘째, 조관제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한 11명 선관위 위원들의 노고를 꼽을 수 있다.
바쁜 일상을 쪼개어 공정한 선거문화의 정착과 올바른 한인회를 세워보자는 취지로 고군분투한 선관위의 값진 봉사가 이번 선거를 무사히 치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셋째, 선거에 임하는 동포사회의 성숙함이다.
비록 많은 한인들이 유권자 등록에 참여하지 않았고 투표율도 50%에 미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남지만,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장을 찾은 동포들의 밝은 표정에서 한인사회의 밝은 미래를 가늠할 수 있었다.
넷째, 선거로 인한 분열과 갈등의 후유증 대신 선거를 통한 통합의 가능성이 엿보였다는 것이다.
패자인 윤 후보가 승자인 서 후보에게 당선 축하 전화를 걸고, 개표장에 나온 양 후보측 참관인들의 환한 모습, 그리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자세는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8년전에 열렸던 한인회장 선거 당시 당선자가 한인회장으로서 공식 취임식을 갖기까지는 6개월여의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승자에 대한 패자들의 승복이 쉽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번 선거에서 윤승구/이성희 후보 진영이 보여준 성숙한 모습은 앞으로 하와이 한인사회 화합을 이끄는데 모범적인 선례로 남을 것이다.
이제 이민200년 역사를 만들어 가기위해 하와이 한인사회는 앞으로 나아가는 전진만이 남아 있다. 더 이상의 후퇴는 물론이고 제자리 걸음을 하는 시간도 허용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시점에서 하와이 한인사회는 지금 한 명의 일꾼이라도 더 필요한 현실이다.
이번 선거에서 윤승구/이성희 후보가 비록 패했지만 이들을 발굴했다는 것은 한인사회로서는 행운이자, 귀한 자산을 얻은 셈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승자는 물론 패자도 한인사회의 참된 일꾼으로 봉사할 수 있는 한인사회 화합 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라며, 패자에게 승자보다 더 큰 박수를 보낸다.
정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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