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현대사 ‘산 증인’
김동현 국무부 통역관 은퇴
80년대 이래 미국 국무부 통역관으로서 한미, 북미간 현대사의 주요 고비마다 통역으로 활약했던 김동현(69·사진)씨가 이달말 은퇴한다.
김씨는 한미관계에 대해 그는 “지난 60년간 파란곡절과 기복의 역사에 비춰보면 양국관계의 현 주소가 더 나쁠 것도 더 좋을 것도 없다”며 “일부의 주장처럼 위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오해가 완전히 가신 것도 아니므로 ‘어느 때보다 좋다’고 말할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시대가 달라진 만큼 한미관계도 달라졌다”고 말하는 그는 미군정 혼란기, 휴전반대, 반공포로 석방, 5.16, 유신, 박동선 사건, 12.12, 5.18, 촛불시위 등 한미동맹 역사에서 불거졌던 위기들을 가리키며 “설사 또 위기가 온다 해도 두 나라는 다시 극복해야 하고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의 여야, 보수와 진보 모두 지나치게 워싱턴이나 평양을 의식하는 것 같다”며 양측을 모두 비판하고, 그러나 “균형자론, 자주외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의 개념은 반미나 친미 논쟁과는 상관없어야 하는데, 한국 정부가 새로운 관점을 제기하는 방법이 미숙한 데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한국정부의 ‘세련미 부족’을 특히 지적했다.
북미관계에 대해 그는 “부시 행정부 임기중 완전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감’을 전했다.
그는 북한의 변화 전망에 대해 “북한은 대중관계에서 지정학적으로 여러차례 불행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전략적인 이해타산에서 중국보다는 미국 편에 서기를 내심 원하고 있다”며 미국의 발상의 전환도 희망했다.
한미정상회담 비화 소개 주문에 그는 “역대 한국 대통령들은 참모가 써준 자료를 옆에 놓고 말하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젊어서인지 유일하게 그 자료를 안보고 말한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논리정연하게 말씀을 잘 하지만 자료를 참고하면서 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도 한국 정부 입장을 자기 스타일대로 잘 소화해 제시했다”고 세 대통령 모두에게 덕담을 했다.
그는 영어를 잘하는 비법에 대해 “한국인이 영어를 통역할 만큼 잘 할 필요는 없다”며 “문법이 틀리더라도 명사와 동사만 큰 소리로 자신있게 말하면 듣는 쪽에서 이해하려 노력하므로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강조했다.
그는 오는 8월 한국으로 가 1-2년 머물며 연구와 집필, 강연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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