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들인 추천서’받으려면…
학생·선생님 눈에 확 띄는 사교성 바람직
칼텍, 포모나, 하비 머드, 그리고 하버드의 입학설명회에서 똑 같은 상황을 본 기억이 난다. 마치 연극의 한 부분인 것처럼 상황 설정도 같고, 질문 내용이나 응답 내용이 너무나도 같은 장면이 연출되었다. 그 장면은 이렇다.
입학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 중에서 누군가가 손을 들고 “AP 클래스에서 B를 맞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레귤러 클래스에서 A를 맞는 것이 좋은가?” 라고 질문을 한다.
입학 사정관은 그 질문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AP 클래스에서 A를 맞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라고 대답하면 그곳에 참석한 학부모들이 모두 한바탕 웃는다.
그 자리에서는 그냥 웃고 넘어 가지만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입학 사정관은 앞의 이야기를 하고 난 후 곧 이어 “우리가 원하는 것은 반드시 4.0 GPA가 돼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GPA 이외에도 중요한 것이 많이 있습니다.”라는 말을 꼭 덧붙인다. 그 이야기는 사실이다. 수진이를 통해서 들었는데 하버드에 4.0 GPA가 안 되는 학생도 많다는 것이다. 참고로 수진이의 성적은 4.0 GPA, AP 8과목, SAT 1,550점, 석차는 탑1%였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학부모님들의 수진이에 대한 인상이 어떨는지 궁금하다. 혹 단정하고도 착한, 그리고 공부만 취미로 알고 지나는 고등학생으로 상상하실 줄도 모르겠다.
그런 면도 있지만, 그 보다는 흔히 이야기하는 펑크(Punk)다. 그것도 상당히 수준급의 펑크다. 우선 머리를 노랗고 빨갛게 하이라이트를 한데다 귀를 위와 아래로 뚫어 밖으로 연결된 귀고리를 하고, 빤짝 빤짝 빛나는 조그만 금속 쪼가리가 붙은 하얗고 굵은 혁대를 펑크바지에 매고 다녔다.
그 하얗고 굵은 혁대에는 이곳 저곳 언더그라운드 록콘서트에 구경가서 가수와 밴드 멤버들에게 받은 사인으로 가득하다. 게다가 양 손목에는 눈이 어지러울 만큼 펑크 스타일의 팔찌를 몇 개씩 하고 조그마한 아이가 휩쓸고 다녔으니 누구에게도 금방 눈에 띄었다.
우선 외모가 그러하니 자동적으로 학교 아이들에게는 인기가 있었다. 사교적인 성격으로 선생님들로부터도 인기가 있었다. 이러한 학생이 선생님들에게 추천서를 부탁하면 선생님들은 자연적으로 정성들여 추천서를 쓰게 마련이다.
입학 사정관이 이야기하는 GPA 이외에도 중요한 것은 과외 활동과 학교 생활이다. 학교 생활은 겉으로 보아서는 가늠할 수도 없는 것이니 무엇이 그렇게 중요할까 궁금해하시는 학부모님들도 계실 것이다.
대학 입장에서 보면 지원자들의 성적이 다 좋다면 자연 학교생활이 좋은 학생을 뽑게 된다. 지원자의 학교생활을 평가할 수 있는 가장 큰 기준은 선생님들의 추천서이다.
선생님들은 해마다 몇 십 명씩의 추천서를 쓴다. 그 많은 추천서를 하나 하나 정성들여 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선생님도 가물가물 하고 아이들에게도 별로 알려지지 않은 학생의 추천서는 형식적인 것으로 될 수밖에 없다. 입학 사정관들에게 정성 들여진 추천서와 형식적인 추천서의 차이는 아마도 엄청날 것이다.
<다음 주에 계속>
최남훈
최수진양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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