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태목사
쉰 다섯 해를 뒤 돌아보며, Thomas Wolfe를 읽던 한 실향민, 때가 어느 땐 줄도 모르고, 눈치 없이 흐느낀다. 그대 다시는 고향에 못가리, 죽어 바람이 되어 천천히 가리, 돌아가 고향 하늘에 맺힌 바람이 되어, 옛 동산 느티나무 나이테 만져보고, 도망친 자유의 흔적 찾아가리. 밤이
면 억새풀의 노래로 일렁이던, 바람이 되어 천천히 돌아가리, 그 숱한 세월 굳게 잠근 입들과 눈빛이, 지금은 어떤 화석이 되어, 어디에 누워있나 찾아가리. 막혔던 산을 넘어, 깊었던 물을 건너, 언젠가는 돌아가리. 그대 지금은 고향에 못가리, 두고 온 고향, 버리고 떠난 고향엔, 엄하
디 엄한 수문장 어른이 계서, 신의 발목도 잡고 있다니, 그대 지금은 고향에 못가리. 반반한 바위마다 깊이 새겨진 주름살, 저 붉은 구호들을 씻기는 바람이 되어, 언젠가는 돌아가리, 소리쳐 불러보아도 메아리조차 사라진 산천에, 그대 다시는 못 가리, 허나, 죽어 바람이 되어 언젠가는 돌아가리. 고향은 거룩한 땅, 누구도 뺐지 못한다. 세월이 아무리 험해도, 그 하늘에, 구름은 막힘없이 흐르고, 바람은 그 숨결이 되어, 천 년을 산다. 그대 다시는 고향에 못가리, 죽어 바람이 되어 천천히 가리. 2005년 6월25일, 뉴욕에서. (이 시는 고향이 북한인 차원태목사가 6.25, 55주년을 회상하며 쓴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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