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한국일보 후원으로 열린 할리웃 보올 음악회는 정경화, 사라 장, 한나 장, 조수미와 홍혜경을 이은 또 한 명의 유망 여성 음악가의 때늦은 LA 데뷔무대였다.
이 음악인들은 우리나라의 여성 골퍼들과 함께 한국 여성파워의 대명사를 이룬다 하겠다.
이틀을 불꽃 쇼와 음악으로 1만7,000석을 거의 메우는 인기 높은 차이코프스키 연주회에 초청된 것은 특별한 영광이 아닐 수 없다.
94년 모스크바에서 차이코프스키 콩쿨에 입상 한 제니퍼 고양은 같은 시기에 연하인 사라 장의 큰 그늘 밑에서 빛을 보기 어려웠겠으나 나름대로 폭 넓은 경력을 쌓아 이제는 상당한 인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날 그의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는 어느 후원자가 제공한 명기 스트라디바리의 아름다운 음질과 보편적인 해석을 보여 주었는데 처음 서는 이 위협적으로 큰 무대 탓으로 다소 경직 된 듯 여유 없고 거칠었으며 오케스트라와 맞지 않은 부분을 보이는 등 안정감이 아쉬웠다. 많이 연주되는 이런 곡일수록 완벽함과 독특함이 더욱 요구된다.
그런 가운데 음악이 계속되는 중 독주자의 활이 잠깐 내려지자 박수가 터져나오길 세 번이나 한 진기한 현상은 음악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악장 사이의 박수는 요즘 드물지 않게 보지만 오페라의 아리아에서처럼 이러는 것은 처음 본 일이다.
관중 가운데 클래식 음악 연주회에 생소한 관객이 얼마나 많음을 짐작케 하고 이와 비슷한 현상이 서부지역에서 점점 더 흔해지고 있는 것은 실망스런 일이다. 멀지 않은 장래에 제니퍼 고양이 월트 디즈니홀보다 나은 조건 하에서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보여줄 것을 기대해본다.
협주곡과 나머지 소품들에 관한 지휘자 브람웰 토비의 영국식 유머가 넘치는 곡 해설과 피날레의 1812년 서곡 박자에 맞춰 터져 오르는 불꽃 쇼의 장관은 까다로운 전문가들의 심경 마저 녹이고 모두가 유쾌한 기분으로 돌아가게 하였다.
김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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