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이렇게했다
노력해도 좋은 성적 못받는 「신입생 고통」에 중도 탈락까지
합격의 연락을 받고 4월말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하기 위해 보스턴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라탄 우리의 기분은 말 그대로 구름 위를 나르고 있었다. 명칭은 신입생 환영회지만 실제로는 학교에 한번 와 보고 등록을 할 것인지 결정을 하라는 안내 설명회의 성격을 가진 모임이다. 본인이 하버드에 등록하기로 작정했다면 굳이 가지 않아도 되는 그러한 모임이다. 하버드는 해마다 2,000여명에게 합격자 통지서를 보는데 그 중에서 1,600여명만이 등록을 한다.
신입생 환영회를 통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학장의 인사말이었다. “진심으로 여러분을 축하합니다”로 시작된 학장의 이야기는 짧은 축하를 지나서 긴 고통으로 이어졌다. “여러분들의 자녀들은 실패를 모르고 지금까지 지내왔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부터 그들은 실패를 맛볼 것입니다. 난생 처음으로 받아보지 못한 학점도 맞을 것이고 생각지도 않은 문제에 부딪히며 실패를 맛볼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실패는 성공을 위해 필요한 전제조건입니다. 진정한 성공은 수 없는 실패를 맛보면서도 끊임없이 열정적으로 다시 도전하는 바로 그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모든 것을 갖추고 이 학교에 왔을 터인데 지금부터 다시 시작을 해야 되니 신입생들이 그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진이의 이야기를 빌면 대부분의 신입생들은 자신들의 변화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수진이 또한 다른 아이들처럼 신입생의 어려움을 겪었다. 한 번은 시험을 끝내고 울면서 기숙사 방으로 돌아왔더니 다른 아이들도 방에서 울고 있었다고 한다. 그들이 첫 해에 배운 것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좋은 학점을 받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수진이와 기숙사에 함께 있던 한 아이는 1학년이 끝난 후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다. 아마도 1학년의 고통은 우리가 알고 있는 좋은 대학에서 동일하게 일어나는 상황일 것이다.
수진이는 지금도 빨강머리를 한 채 과외활동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1학년 때에는 학교 라디오 방송국에서 DJ를 하면서 학교 오케스트라(Mozart) 단원으로 있었다. 하버드에는 몇 개의 오케스트라가 있는데 Morzart는 그 유명한 첼리스트 요요 마가 거쳐간 곳이기도 하다. 2학년 때에도 오케스트라(HRO)를 계속하면서 학교의 아이들과 락 그룹(Plan B for the Type A’s)을 만들어 학교와 보스턴, 그리고 뉴욕에서 공연했다. 락 그룹은 여자 학생 5명으로 구성이 되어있고 하버드 최초의 여자 락 그룹이란다. 여자아이들이 다 수진이와 비슷한 펑크라서 모임 자체가 특이하다. 수진이의 뉴욕 공연은 지난 가을에 있었는데 큰 아이와 함께 뉴욕으로 가서 우리도 보았다.
그 외의 활동으로는 Cabot 기숙사 대표로 선출되어 유니버서티 카운슬 멤버(총학생회 임원)로 각종 학교행사를 기획하고 또한 가끔 보스턴에 나가 청소년 연극을 지도하는 커뮤니티 서비스 등으로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그 동안의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학부모님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면 관계상 어떤 점은 상세히 전하지 못한 것도 있었다.
혹 질문이 있으시면 이메일 mchoi.cpa@gmail.com으로 연락 주시면 아는 대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다. <끝>
최남훈
최수진양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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