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이란 공적인 문제에 대한 다수의 공통된 의견을 말한다. 여론은 고대 전통사회에서도 상당히 중요시됐었다. ‘민심(民心)이 천심(天心)’ 등의 격언이 바로 여론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여론을 비교적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알아내는 방법이 고안된 건 최근의 일이다. 1936년 미국에서 개발돼 대통령선거 예측과 인기도 측정 등에 주로 사용됐다.
초기의 여론조사는 그다지 신뢰를 받지 못했다. 조사기법 미비로 밑바닥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요즘은 여론조사 결과라고 하면 오히려 무조건 믿는 경향이다. 오차범위가 상당히 줄은 게 한 이유다. 또 다른 이유는 통계숫자가 주는 마력 때문 같다.
그건 그렇다고 치고, 그러면 다수의 의사가 항상 옳은 것인가.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여론조사의 함정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정보시대에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엄청나게 많은 정보가 유통된다. 일간지 등 기성언론에 정보를 의존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데이터 스모그 현상이라고 할 정도로 정보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세상이 됐다. 바로 이 같은 정보의 홍수 현상이 문제다.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누가 한 말이던가. 인터넷을 타고 엄청난 양의 정보가 전해진다. 이 정보의 홍수에서 결국은 내가 보고 싶은 것만 건진다.
그 결과는 세대간의 이해부족으로 이어진다. 사람은 자신이 늘 대하는 정보 원천에 따라 세상을 이해한다. 세대간 정보 원천이 다르다. 그러므로 세상을 판단하는 기준이 달라지고 결국은 서로 전혀 다르게 세상을 보게 되는 것이다.
정보의 원천이 다양해질수록 정보의 격차는 심해진다. 그리고 나만의 정보가 진리인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한국적 현상이다.
미국과 북한간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어느 편에 설 것인가. 북한 편을 들겠다. 대한민국 젊은이의 66%가 이같이 답했다고 한다. 광복 60주년을 맞아 ‘신세대’(16~25세)로 불리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해석은 각자의 자유다, 그렇지만 이런 해석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정보 홍수시대 일방성 정보편식이 가져온 관념혼동 증세다.
그토록 강렬한 민족주의를 표방하는 젊은이들이다. 그런데 정작 북한에 가서 살겠다는 응답은 0%로 나타나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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