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전 한국 대통령의 양자 이인수, 정치단체 오월회 부회장 이활 등이 이승만 전 대통령을 ‘명예롭게 한국에서 사망케 할 목적으로 강제 귀국시키기 위해 망명지인 하와이에 온다’는 첩보를 미국 정부가 입수, 이 전 대통령 가족의 신변 보호에 나서는 등 바짝 긴장했던 사실이 최근 비밀 해제된 미 연방수사국(FBI)의 ‘이승만 파일’(Syngman Rhee File)에서 밝혀졌다.
‘이승만 파일’은 FBI 호놀룰루 지부 외국작전부가 1963년 11월26일 에드거 후버 FBI 국장에게 “이승만의 양자, 오월회 부회장 등이 현재 하와이 호놀룰루 모우나라니 병원에 입원해 있는 이승만이 조국에서 명예롭게 서거할 수 있도록 한국으로 데려가기 위해 27일 오후 3시 호놀룰루에 도착한다. 이들은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이승만을 연세대 병원 또는 한국 자택이던 ‘이화장’으로 데려가기 위해 비행기를 전세냈다는 첩보가 있다”고 보고했다.
파일은 또 “FBI 호놀룰루 지부는 이같은 첩보를 김세원 주호놀룰루 한국대사, 요시오 하세가와 호놀룰루 경찰국장 대리 등에 통보했으며 하세가와 국장대리는 이승만이 강제로 끌려가지 않도록 경찰이 병원에서 보호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이들은 이승만을 귀국시키지 못했다.
파일은 “이활과 오월회 여성회원인 유영주가 11월30일 호놀룰루에 도착했다. 지역 언론에 자신을 오월회 부회장이자 이승만의 오랜 정치 동지라고 소개한 이활은 12월1일 이승만의 부인인 프란체스카 여사와 만났다. 이활 등이 ‘동양 정서에서 조국으로 돌아가 사망하는 것의 상징성’에 대해 언급하자 이들의 호놀룰루 방문을 매우 불안하게 여겼던 프란체스카는 ‘그런 초청은 2년이 늦었다. 의료진은 현재 여행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활은 만일 이승만이 한국으로 돌아가다 숨지더라도 그 자체가 명예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강제 귀국 시도는 하지 않았다”고 기록하고 있다.이 문서는 “이활이 1963년 12월4일 오후 1시15분 호놀룰루에서 일본 도쿄로 향하는 팬 아메리칸 항공으로 출국했다”고 끝을 맺었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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