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안경 하나 버려져 있다
안경이 눈과 처음 만났을 때
안경은 미처 눈의 속셈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좀 살만큼 살아 보면 다 짐작할 만한 세상
바로 보나 뒤집어 보나 뻔한 세상의 상식을
눈은 뛰어넘으려 했을 것이다
눈에 핏발이 서고 속셈은 드러나
더 좋은 행복, 더 편한 길을 찾아내라고
욕망의 욕망의 욕망의 끝, 아무리 뒤져도
이 세상에는 애당초 없는 환상을 찾아내라고
다그치는 눈의 지나친 허영에
걸렸을 것이다. 견디다 못해
보아야 할 것과 안 보아야 할 것 사이
그 허망한 거리감을 오락가락 하다가
안경은 자폭했을 것이다.
유장균(1942~1999) ‘제2 안경의 추억’전문
인간의 욕망, 능력의 한계를 뛰어 넘는 그 욕망은 안경을 통해 보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 세상에 없는 환상의 세계에까지 넘보는 것이 되어 눈에 핏발을 세우며 늘 불안정한 현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인간으로서 지켜야하는 마땅한 가치관은 상식과 질서를 뛰어넘는 이러한 스스로의 욕심 앞에 무력해지고 말아 봐야할 것과 봐서는 안 될 허망한 사이를 오락가락하다가 자멸하게 된다.
문인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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