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요가 여선생이 광택이 번쩍이는 나무바닥 위에 연꽃모양으로 가부좌하고 있다. 그녀 뒤의 넓은 창문들에는 푸른 신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머리 위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20여명의 수련자들은 고무처럼 신축성 있는 옷을 입고 자주색, 청색 매트를 깔고 그 위에 자리를 잡았다. 대부분 여자였다. ‘숨쉬기 연습’(ujjayi)이 시작됐다. 교사 신디 시나리기(Cindy Senarighi)는 ‘오늘의 기도’를 추천했다. 신디는 ‘야훼’가 훌륭한 숨쉬기 기도라고 강조했다. ‘예수’ 기도도 탁월한 효과를 낸다고 덧붙였다. 하나님께 경배하듯 두 팔을 위로 치켜들라고 학생들에게 지시했다. 이처럼 요가에 기독교 냄새가 물씬 풍긴다고 시사주간지 ‘타임’이 최근 소개했다.
예배당서 실시… 교회 안 다니는 수련생 선교 효과
피닉스, 피츠버그, 뉴욕 등 전국에 수백 개 강좌 개설
서적·비디오 곧 출시, 스타벅스 등 대중적 장소에 비치
전통 요가 수련자, 일부 기독교인들 ‘혹세무민’우려 표명
연단은 예배보는 제대이고 잔잔한 음악은 성가다. 그리고 여기에 가르치는 요가는 ‘기독교 요가’로 불린다. 시나리기는 이 요가기도(Yogadevotion)를 미네소타 마토메디의 세인트 루터란 처치에서 가르친다. 5,000년 역사의 요가를 기독교의 가르침에 맞게 재구성했다. 지금은 하나의 조류를 형성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애리조나의 피닉스, 펜실베니아 피츠버그, 미시건의 그랜드 래피즈에서 뉴욕시에까지 번지고 있다. 수백 개의 기독교 요가 강좌가 실시되고 있다. 전국 기독교 요가 강사협회가 지난 7월 설립됐다. 이 내용을 담은 수많은 책과 비디오가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기독교 요가라는 용어가 순수 요가를 하는 사람들과 기독교인들에겐 당혹감을 안겨준다. 특히 한 가톨릭 신부는 이러한 현상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아무리 기독교에 접목시킨 요가라 할지라도 요가 자체가 힌두교의 뿌리와 분리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독교 요가 지지자들은 이에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다. 기독교 요가의 붐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것이다. 기독교 요가에 관한 서적들은 1962년 발간됐었으나 별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조만간 출간될 서적들은 스타벅스와 같이 대중적인 곳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보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 요가에 동참하게 될 것이란 기대에 차 있다.
앨라배마에 사는 기독교인 수잔 보덴커셔가 그 중 한 사람이다. 그녀는 2002년 요가를 발견하고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빠져들게 됐다. 단, 고전적인 형태의 요가에 왠지 껄끄러운 부분을 감출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성경에 나오는 여러 자세를 요가에 가미했다. 명상은 예수를 생각하는 자세이고 시간이다.
힌두의 태양신을 숭배하는 절하는 자세(sun salutation)는 그저 ‘준비자세’ 정도로 간주한다. 다른 기독교인들은 이 자세를 예수에 대한 경배의 자세(‘Son’ salutation)로 여긴다.
보덴커셔와 다른 요가 선생들은 처음에 의혹을 샀다. 보덴커셔는 그녀가 다니는 교회 관계자들로부터 요가라는 말 대신 다른 이름을 사용할 수 없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명상이 기독교의 가르침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득해야 했다. 결국 세인트 앤드류 처치의 존 켈러 목사는 그녀를 이해했다. 이 곳의 기독교 요가에 동참하는 사람들 가운데 교회를 가지 않는 사람들이 25%정도 됐다. 이 목사는 기독교 요가가 이들을 교회에 나오도록 하는 통로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전통 요가를 고집하는 사람들은 종교에 대해 배타적인 생각은 전혀 없으면서도 기독교가 기독교 요가를 선교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데 불만을 품고 있다. 더 나아가 플로리다 올랜도의 아메리카 힌두 대학의 수바스 트와리 교수는 “요가는 힌두교와 동일하다. 여기에서 한 부분을 추출해 사용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선교 도구화 가능성을 비판했다.
1987년 기독교의 귀의한 로렛 윌리스는 그 전에 요가에 심취했었다며 요가와 기독교는 엄연히 구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마 교황청은 1989년 요가는 몸을 우상화할 소지가 있으며 요가에서 말하는 ‘기쁨’과 기독교의 ‘영적인 행복’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당시 이 발표문은 지금 교황인 조셉 라칭거 추기경이 서명했었다.
교황청은 2003년 다시 한번 요가의 위험성을 언급했다. 기독교 요가 운동을 이끌고 있는 토마스 리언 신부는 교황청의 해석이 요가에 대한 ‘탄핵’이라기보다 기독교 요가를 할 때 기독교 정신을 존중하고 행동에 반영할 것을 되새겨주는 것이라고 했다. 주디 알코(43)에게 기독교 요가에 내재한 기독교 정신은 분명하다. “요가는 내게 하나님과 단 둘이 있는 시간을 준다. 그리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 이러한 고요한 시간을 교회에 가더라도 가질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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