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이 700발이나 울렸다. 하루 날을 잡아 경찰이 일부러 골목마다 다니며 공포를 쏴 댔다. 왜 이런 일을 했을까. 범죄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보기 위해서다.
일종의 시민신고정신 테스트라고 할까. 신고율이 낮으리라고 예상은 했었다. 결과는 그러나 예상을 훨씬 넘어섰다. 단 한 차례의 신고도 없었던 것이다.
2004년의 어느 날 뉴올리언스에서 있었던 일이다. 올 8월 중순 현재 이 도시에서 192건의 살인이 발생했다. 미 전국평균의 10배로, ‘살인의 수도’란 악명에 걸 맞는 통계다.
올해 전체의 살인 피해 예상수치는 300명이다. 그렇지만 이 예상치 돌파는 시간문제 같다. 침수 이후 약탈과 총격과 살인으로 얼룩진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패했다. 모든 부문이 썩었다. 범죄자가 경찰관으로 기용되는 판이다. 시 정부도 마찬가지다. 범죄자들이 지역사회를 장악하고 있다. 그러므로 신고정신은 증발상태다.
이번 참사는 예상됐던 일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천재에 대한 대비가 없었다. 부패했기 때문이다. 약탈과 무정부상태도 예견돼 왔던 일이다. 부패했기 때문이다.
노아의 홍수 사건이 떠올려진다. 죄가 온 세상에 관영함으로 인간의 생각은 날이 갈수록 악해질 뿐이다. 하나님이 진노하셨다.
그러나 피할 길도 마련해 주셨다. 재난을 피할 수 있는 구원의 메시지를 분명히 전했다. 노아의 방주다 사람들이 그래도 듣지 않는다. 결국 하나님의 진노가 임했다.
그러면 이번에도 하나님의 진노인가. ‘그렇다’고 단언하고 나선 그룹이 있다. 회교 극렬세력이다. 허리케인을 ‘하나님의 지하드’라고 했다던가.
미국이 맞은 재난은 다른 게 아니라 하나님의 진노라는 거다. 뉴올리언스의 재앙에 이들은 기뻐 날뛰며, 허리케인 카트리나에게 군 계급장까지 수여 했다고 한다.
도그마에 사로잡힌 광신자들의 해석이다. 신학적 목적론을 제멋대로 적용한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났을까. 정답은 ‘인간으로서는 모른다’다. 그러나 ‘어떻게’에 대한 답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 뉴올리언스 참사의 경우 천재(天災)라기 보다는 인재(人災)의 성격이 더 짙기 때문이다. 부패가 가장 주된 이유라는.
대참사에서 ‘왜’라는 질문은 종교적 질문이 못된다. 인간이 하나님을 심판하려는 의도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단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하나님께 물어야 한다.
그 답은 나와 있다. 고통에 함께 하면서 피해자를 돕는 일이다. 판단과 정죄는 하나님께 맡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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