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 근처 아이치에서 열린 일본 아이치 엑스포에 다녀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날은 유난히 사람이 많아 걸음을 옮길 수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였다.
금년초 타임지에서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명예회장으로 된 이 박람회에 관한 내용을 보고 가보고 싶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난 노동절연휴를 이용해서 갈 수 있었다.
아이치는 물론 나고야 근처 호텔방도 다 매진되어서 교토에 숙소를 정하고 급행 기차로 이틀동안 박람회장까지 왕복 2시간 이상을 소요하면서 다녔다.
너무 무리한 여행이었지만 그런 대로 일본을 배울 수 있었고 일본 국민을 세계에서 칭찬 해주는 이유도 알게 되었다.
박람회에는 세계 각국사람들이 와 있었다. 한국 사람들도 한국에서 많이 와 있었다.
박람회 전시장을 들어가려면 최소한 1시간에서 길게는 3시간까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차분하게 오래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서 일본인들의 끈질긴 인내와 도전적인 면을 볼 수 있었다.
소니 사가 내놓은 전시관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스크린(가로 100미터, 높이 50미터)이 인상적이었다. 이 전시관에 들어가기 위해 무료 입장 시간표를 나누어주었다. 보통 2시간 후에 들어 갈 수 있는 입장권이었다.
그리고 나서 자기 시간표대로 줄을 서지만 당장 전시관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줄을 선 다음에도 무려 한 시간 가량을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한국서 온 나이가 지긋한 일행 중 키가 작은 영감 한 분이 갑자기 핏대를 올리고 큰소리로 이렇게 오래 기다릴 줄 알았으면 들어오지 말 것을 잘못 했다며 당장 나가자고 떠들어댔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빼곡이 들어와 있었고 돌아나갈 틈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영감은 더위와 오랜 기다림에 지쳐 묵묵히 입장하기만을 기다리는 많은 일본인들과 외국인들 사이로 당장이라도 나가려는 듯이 날뛰고 있었다.
나는 그 영감을 눈이 뚫어지게 바라보았고 그도 그것을 눈치 챘는지 잠잠해지면 그런 대로 망신을 당할 뻔 하는 것으로 끝났다. 인내의 몇십 분 후에 우리들은 세계에서 가장 큰 스크린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오랜 기다림으로 해서 내가 앉은 앞줄 좌석의 나이든 일본 할머니는 갑자기 호흡 곤란증이 생겨서 남편이 앉은 쪽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영상 중에 응급환자 처리를 하느라고 약간의 소동이 생겼지만 환자를 응급 대피소로 신속히 옮기는 것을 보면서 일본인들의 잘 준비된 행동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 었다.
한국인들도 해외에 나가 남들로부터 무시당하지 않고 일등 국민으로 존경받으려면 공중도덕을 익히고 인내심으로 매사에 참여하는 준법정신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공중 앞에서 무례한 행동이나 고성으로 남에게 혹은 이웃에게 폐를 끼치는 일을 삼가도록 공중도덕을 배우고 살아야 할 것을 나는 이번 일본 방문으로 많이 알게 되었다.
김광은
척추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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