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동… 무사안일… 누구 얘기지?”
5년 내 전체 190만 명 중 52% 은퇴 적령
대학 학자금 최고 6만 달러까지 대신 상환
채용 시 월급의 100%를 특별보너스로 제공
TV스타 채용·온라인 구직 웹사이트들과 제휴
기존의 임금체계 대신 능력제 도입 적극 검토
공직사회 비효율 문화의 변화가 개혁성패 관건
공무원은 샌드백이다. 나라에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비난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가 커지면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다. 다시 말해 공무원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데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해안경비대는 인명구조에 적극적인 태도로 임하고 있다. 반면 연방재해관리청(FEMA)은 지난 수년간 우수 인력이 빠져나가면서 기강이 해이해졌다.
연방 공직사회는 향후 5년간 엑소더스를 경험하게 된다. 190만명 가운데 52%가 은퇴연령에 이른다. 연방 공무원 사회는 그래서 우수 인력의 누수현상을 막고 공직자로서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방안에 골몰하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US뉴스 & 월드 리포트’가 최근 보도했다.
일부 조직에서는 이미 이러한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는가 하면 다른 조직은 무사안일에 빠져 있다. 아무튼 그 성패 요인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공직사회의 문화의 변화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이 문화가 바뀌지 않고서는 공직사회의 개혁이 힘들다는 것이다.
일부 조직에서는 유능한 인력을 가능한 많이 채용하기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가 동원된다. ABC의 인기 드라마 ‘에일리어스’(Alias)의 스파이 제니퍼 가너를 채용했다. 젊은층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다. 다른 조직에서는 Monster.com과 같은 온라인 구직 웹사이트와 제휴했다.
대학시절 빌렸던 학자금 융자를 최고 6만달러까지 대신 갚아주겠다든가, 채용 시 월급 100%를 보너스로 지급하겠다든가, 일반적인 채용과정 대신 신속히 절차를 마무리짓겠다든가 하는 인센티브를 제시한다.
근무환경 개선도 신규채용 활성화 방안에 포함된다. 지난 2년간 공무원들의 근무환경에 대한 인식이 한결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근무환경이 개선됐다”고 답했다. 그러나 일부 조직은 아직도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관리체계가 엉망이고 사기는 저하돼 있다.
조국안보부는 연방 공무원 조직 가운데 덩치가 30곳 가운데 29위를 차지했다. 부서별로 쪼개보면 FEMA가 속해 있는 비상대응 디비전의 직원들은 훈련 179위, 리더십 189위, 팀웍 190위 등으로 형편없는 점수를 매겼다. 직원들의 만족도는 능력에 기반을 둔 승진과 보상에 달려 있다.
많은 공무원들은 맡은 바 업무를 충실히 하는 한 개인으로서 능력을 평가받고 인정받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능력이 있든 없든 시간만 때우면 그저 비슷한 봉급에 비슷한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는 게 공직사회의 맹점이라는 것이다.
서서히 국방부와 조국안보부가 꿈틀대고 있다. 안정적인 임금인상을 보장해 온 공무원 봉급체계인 ‘일반 스케줄’(General Schedule) 대신 새로운 임금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조만간 다른 조직에서도 이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공직사회에 경쟁력을 불어넣겠다는 심산이다.
그러나 임금이 전부는 아니다. 임금은 적어도 무언가 변화를 시키고 보다 나은 방향으로 사회가 전진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보람이 젊은이들을 끌어 모은다. 그러나 공직사회는 아직 이러한 동인이 강하지 않다. 비영리 조직이나 일반 사기업 등에서도 사회발전과 개혁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분야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최근 젊은이들이 공직사회에 점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25년 전 하버드 케네디 스쿨 졸업생 가운데 75%가 정부로 들어갔다. 그 이후 평균 31%로 감소했다. 그러다 9.11 테러사건 이후 54%로 늘었다. 이를 하나의 추세로 봐야 할지는 아직 이르다. 2003년 케네디 스쿨 졸업생의 46%가 공직에 들어갔다.
공무원에 대한 젊은이들의 우려는 두 가지다. 하나는 재정문제다. 공무원 봉급은 사기업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또 하나는 이라크 전쟁을 둘러싼 논란이다. 이 두 가지 요인이 공직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을 상당부분 식혔다.
그래도 26년째 연방 지질학자로서 일하고 있는 톰 스톨그린(53)은 출근할 때마다 자신의 아이들에게 “아빠는 세상을 구하러 일터로 간다”고 말한다. 인간의 생명과 안위와 직결되는 연구에 몸담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문제는 젊은이들이 공직에 대해 이러한 자부심과 목적의식을 갖고 있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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