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살깍기식’ 고객유치 경쟁 치열
턱없이 낮은 우대금리 제공 서슴치 않아
최근 한인은행계에 거센 격랑이 일고 있다. 우수고객 확보를 위해서라면 출혈도 마다하지 않고 상대방 고객을 데려오는 ‘고객뺏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가 하면 다른 은행 고객을 겨냥한 점포확장 경쟁도 불꽃을 튀기고 있다. 타은행의 우수한 직원을 데려오기 위한 스카웃 경쟁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한인은행들은 체질개선과 구조조정에 급급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져 대부분의 은행이 체질개선을 마치고 공격적 경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조흥은 올해부터 현지화를 내세운 시장공략의 칼을 높이 빼들었으며 리버티은행 최종 인수를 앞둔 윌셔 뱅크도 이미 뉴욕에서 마케팅을 시작하며 타은행들로 하여금 긴장케 하고 있
다. 제한된 시장을 놓고 은행들의 한판승부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무한경쟁시대를 맞은 한인은행들간의 경쟁 실태를 시리즈로 짚어본다.
[Ⅰ] 고객뺏기 경쟁 치열
한인은행들간의 경쟁은 고객뺏기 경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은행들은 상대방 VIP 고객 모시기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맨하탄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는 김 모씨는 오랫동안 외국은행을 이용하다 지난해부터 한인은행으로 옮겼는데 불과 수월 사이에 2~3개의 한인은행으로부터 금리와 크레딧 라인 조정 제의를 받았다며 일부은행에서는 외국계 은행 금리보다 훨씬 낮은 출혈 오퍼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인은행들의 대출 금리는 크레딧 등급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우대금리에 대략 2-3%가 가산되는데 타은행 고객을 영입할 때는 이보다 무려 2-3%가 낮은 우대금리에 0.5% 또는 우대금리만을 적용해 주고 있는 상황이다.예금측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금리를 경쟁은행에 비해 더 많이 적용해주고 VIP 고객을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은행들의 고객 유치경쟁이 심화되자 고객들도 이 점을 이용, 은행들에게 무리한 금리 및 크레딧 라인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역마진이 우려되는 데도 이처럼 은행들이 사활을 걸고 금리싸움에 나서고 있는 것은 ‘땅 따먹기’ 싸움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다.
이 같은 경쟁은 단기적으로 고객들에게 유리할 지 모르지만, 은행이 한인경제의 젖줄임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한인은행의 성장에 타격을 주고 궁극적으로는 한인 경제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이 은행관계자들의 분석이다.한인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마케팅보다는 기존 고객을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면서 이같은 고객 뺏기 경쟁은 결국 은행간 제살깎기식 경쟁으로 비화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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