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살깎기 경쟁, 성장 저해”
<시리즈 차례>
(1) 영토확장 전쟁
(2) 고객 쟁탈전
(3) 인력확보 경쟁
(4) 경쟁을 넘어
외형 키우기 이전투구 수년내에 부메랑
공동발전 위한 협의체 활동등 모색해야
“마켓이 있는 곳에서 경쟁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한인 은행들이 한인 경제의 더욱 단단한 버팀목이 되려면 장기 발전 전략 수립과 더불어 은행들간 ‘너죽고 나살자’ 식이 아닌 ‘상생’의 경쟁을 어떻게 해야할 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은행 기획담당자의 이같은 말은 끝없는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인 은행들이 점검해봐야 할 대목을 짚어주고 있다. ‘제살 깎아먹기’식의 지나친 경쟁은 결국 한인 은행권 전체의 성장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인 은행들은 지난 4∼5년간 눈부신 경영 성과를 내며 급성장을 해왔지만 이는 부동산 시장 활황과 한국 자금 유입, 그리고 최근 금리 인상 등 외부 여건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분석이 많다. 따라서 만약 부동산 경기가 수그러지고 금리가 다시 내려가는 등 여건이 악화되면 실적 호황기에는 잘 드러나지 않던 과도한 경쟁의 부작용들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 은행들간 무리한 경쟁을 걱정하는 관계자들의 말이다.
금융 관계자들은 한인 은행들이 눈앞의 경쟁을 넘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한정된 시장에서 이전투구하는 우물안 싸움을 벗어나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고 대형 한인 은행들은 수십억 자산 규모에 걸맞게 전문성을 키우는데 힘을 치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은행의 대출 담당 간부는 “한인 은행들이 그동안 외형면에서는 크게 성장했지만 규모에 걸맞게 자산기준 대출 등 다양한 뱅킹 기법을 전문화할 만한 역량을 거의 갖추지 못한 게 현실”이라며 “한인 은행들이 한인 시장 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지만 사실 대출 가격이나 기법의 전문성 등 면에서 주류은행이나 중국계 은행들에 밀리고 있어 정작 한인 우량 고객들은 뺏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한 부행장은 “부동산 등 경기에 따라 향후 3년 정도가 한인 은행들의 장기적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근시안적 경쟁을 지양하고 전문성 강화와 직원 양성 등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할 때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분별한 직원 빼가기의 반복과 같은 과당 경쟁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은행들간 상설 협의체와 같은 기구를 구성해 문제 해결 노력을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때는 한인 은행장들이 정기적으로 만나는 모임이 추진된 적도 있었지만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힌 한 전무급 간부는 “커뮤니티의 다양한 영역에서 협회나 협의체 등의 활동이 활성화돼 있는데 한인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은행권에서 이를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은행협회 같은 형태가 구성돼 서로 협의할 수 있는 부분은 협의하고 공동 발전 논의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종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