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달동네주민’ 칼럼 읽은
노인아파트 한인들 “돕자”
꼬깃꼬깃 160달러 기탁 화제
“하루 네댓 장이면 겨울을 따스하게 보낼 수 있다는데 조금이라도 보태야지요. 요즘 젊은이들은 잘 모르지만 ‘달동네’의 어려운 삶은 지금도 눈에 선하네요”
본보 본국지 10월25일자 칼럼 ‘지평선’에 실린 이충재 논설위원의 ‘연탄은행’이란 글을 읽은 노인아파트 거주 한인 노인들이 한국의 불우 이웃을 위한 겨울나기 연탄 구입에 써달라며 십시일반으로 160달러를 모아 화제다.
홉 스트릿의 노인아파트에 거주하는 한인 노인들은 이 글을 먼저 본 왕정옥 할머니로부터 얘기를 전해듣고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연탄에 대한 얘기를 주고받으며 기꺼이 용돈을 쪼개 내놓았다.
해마다 이맘때면 겨울나기 연탄을 들여놓는 것이 큰 행사였던 시절, 그나마 리어카가 쉽게 집 앞에 들어와 배달부가 꼼꼼히 쌓아주면 다행이었고 광을 꽉 채운 그것들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했다.
그러나 ‘달동네’ 주민들은 없는 형편에 오히려 웃돈을 얹어주거나 직접 가파른 길을 수없이 오가며 양손에 2~3장씩 나눠 들고 나르던 일은 당시에는 정말 날라야 했던 추운 겨울을 보내게 만든 것도 연탄이었다. 또 행여나 불이 꺼질까봐 밤새 서너번을 잠자리에서 일어나 아궁이를 점검해야 했던 일, 어쩌다 방바닥 갈라진 틈새로 새어 들어온 개스에 취해 김치 국물을 마셨던 일 등 할머니들의 ‘연탄의 추억’은 끝이 없었다.
노인들을 대표해 8일 성금을 본보에 전달한 왕 할머니는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옹달샘’ 같은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다”면서 “미국에 사는 한인들이 한 장씩만 정성을 모아도 한국의 저소득층 주민들의 상당수가 따스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어려운 이웃들에게 온기를 나눠주기 위해 내년 4월30일까지 활동하는 ‘사랑의 연탄은행’은 3년 전 시작돼 현재는 서울과 부산 등 전국 11곳에 개설돼 있으며 올해는 60만장을 나눠줄 예정이다. 후원회는 또 후원계좌(농협 209-01-570061: 예금주 원주 밥상공동체)를 개설하고 지원을 받고 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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