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 카트리나/리타 피해자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피해 한인들에게 성금을 나눠주는 모습. <김인철 의료선교팀장 제공>
끝나지않은 재난‘한숨만’
전기·수도 아직 공급안돼 복구 차질
“한인 피해 6,500만달러” 보조금 연명
타지 뿔뿔이… 졸지에 이산가족 많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강타한지 100일이 지났지만 한인 등 뉴올리언스 주민들은 여전히 재난과 싸우며 답답한 연말을 맞고 있다.
한인 비즈니스가 밀집된 다운타운과 이스트 뉴올리언스 등은 아직도 전기와 수도가 공급되지 않아 복구를 시작도 못하고 있다. 카트리나/리타 피해자 대책위원회 이상호 위원장은 “확인된 한인 피해규모만 6,500만달러 이상이고, 어려운 상황이 2∼3년은 계속될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피해자 대책위원회에서 실무를 맡고 있는 정해천씨 가족이 처한 형편이 지금 뉴올리언스 한인들의 평범한 삶의 모습이다.
다운타운 인근 흑인 지역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던 정씨는 같은 동네 살던 부모, 형님과 남동생 내외 등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때아닌 ‘이산가족’이 돼 버렸다. 부모님과 남동생은 여동생이 살고 있는 보스턴으로 건너갔고, 형님은 달라스에 정착했다.
정씨도 예전에 살던 워싱턴 이주를 생각했지만, 대책본부에서 일해 달라는 한인회장의 부탁도 있었고 물에 오래 잠겨 재건이 불가능한 세탁소지만 한때 꿈을 가꾸던 곳이어서 자신의 손으로 정리하고 싶은 마음도 작용해 계속 머물고 있다.
9월부터 12월까지 공식수입은 ‘0’달러. 그동안은 한인들이 보내준 성금(가구 당 약 5,300달러)과 연방 정부의 실업보조금, 푸드스탬프에 의지해 근근히 버텼지만, 모든 지원이 끊긴 앞으로가 문제다.
한인 인구의 30∼40%는 아직도 타지에 흩어져 있다.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하는 것도 그렇지만 어린이들도 큰짐을 않고 살고 있다. 정든 학교와 친구들과 헤어지고, 학기 중에 낯선 지역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다.
한인 커뮤니티의 구심점이 되어온 교회도 큰 타격을 입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뉴올리언스 한인장로교회는 아직까지 폐허가 된 본당을 정리하지도 못했다. 복구에 투입할 돈도 없지만, 교인도 떠났기 때문이다.
한인집중 거주지역인 메터리 지역은 물과 전기가 공급돼 주민 상당수가 돌아왔지만, 흉흉한 인심 때문인지 맥도널드와 버거킹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는 아직 재오픈을 안 했다.
이 지역에 위치한 동양마켓 박희성 사장은 “한인들은 대부분 홍수보험이 없어 집에 돌아와도 비즈니스를 다시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매상이 40% 정도 감소했다”며 “많은 고객들이 힘들어하는 암담한 상태”라고 말했다.
10월부터 매달 첫 주말 카트리나와 리타 피해지역을 방문해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는 ‘카트리나 연합의료선교팀’ 김인철 팀장은 “지금도 피해지역 한인들의 대부분은 일반인보다 혈압이 높게 나타난다”며 “복구가 계속되는 한 지원도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의 김인철 (818)621-7702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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