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있었다. 형은 게으름뱅이에 술주정꾼. 동생은 요즘 발로 하면 워커홀릭에 가까 왔다. 동생은 열심히 일한 덕에 돈을 상당히 모았다. 술만 마신 형의 집에는 술병만 쌓였고.
그러다가 찾아온 것이 인플레이션이었다. 돈은 휴지가 됐다. 빵 한 조각을 사려고 해도 천문학적 액수의 돈이 필요할 정도. 열심히 일한 동생은 거지가 됐고, 게으름뱅이 형은 술병을 팔아 부자가 됐다.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려주는 독일의 우화다. 그러나 인생의 아이러니도 전한다. 열심히 일하는 건 분명 미덕이다. 그러나 일만 많이 한다고 반드시 생산적인 삶인 것만은 아니라는.
‘상찬의 대상이라고 해야 하나, 안 됐다고 해야 하나’- 이런 식으로 기사의 서두가 펼쳐진다. 어느 나라 근로자가 가장 일을 많이 하나. 그와 관련된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 의 기사다.
한국이 단연 1위다. 미국 보다는 30% 이상, 프랑스 보다는 무려 65%가 더 많다. 한 해 동안 일한 시간 말이다. 한 해 동안 2,380시간을 일했다는 집계다.
그러니까 두 주 동안의 휴가기간을 빼놓고 일 년 내내 한 주에 48시간 씩 꼬박 일한 셈이다. 그럼으로써 국민 1인당 근로시간 세계 최장의 자리를 지켰다는 국제노동기구 보고다.
이 보고서는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보여준다. 무조건 장시간 일을 했다고 그만큼 부자가 된 것은 아니라는 것. 아일랜드가 한 예다. 20년 전에 비해 일하는 시간은 15%가 줄었다. 경제는 그렇지만 반대로 알차게 성장을 해왔다는 것이다.
여기서 제기되는 게 생산성이다. 이와 관련해 또 다시 한국과 프랑스가 비교됐다. 근로시간을 비교할 때는 한국이 월등히 앞선다. 그러나 시간 당 생산성으로 따지면 한국은 프랑스의 3분의 1밖에 안 된다는 것 이다.
무엇을 이야기 하나. 양도 양이지만 질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근육과 육체의 시대, 다시 말해 워커홀릭(workaholic)의 시대는 가고, 지식과 두뇌의 시대, 즉 싱커홀릭(thinkaholic)의 시대를 맞은 상황에서 특히 강조되는 게 생산성이라는 것이다.
생각할 여유가 필요하다. 그래야 창조적 아이디어가 나오고 그 아이디어는 무한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생산성이 높아지는 건 말할 필요도 없고.
새해의 시작이다. 질을 추구하는 삶, 창조적인 삶. 이런 부문을 한번 생각해 보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