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정에 입양된 한국계 토비 도슨(27)이 월드컵스키 프리스타일 모굴에서 우승하며 2006토리노동계올림픽 미국 대표팀에 뽑히는 겹경사를 누렸다.
도슨은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유타주 파크시티 디어밸리에서 열린 2005-2006시즌 프리스타일 월드컵스키 남자 모굴에서 27.34점을 획득, 2002년동계올림픽 챔피언이자 최대 라이벌인 얀 라텔라(핀란드 26.48점)를 2위로 밀어내고 정상을 밟았다.
부산 고아원에 있던 중 3살때인 1982년 콜로라도주 베일의 스키 강사 부부에 입양됐던 도슨은 이로써 다음달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2006동계올림픽의 미국 대표팀 선발을 확정지었다.
프리스타일 가운데 하나인 모굴은 수많은 구덩이와 언덕으로 이뤄진 범프(bump)를 만들어 놓은 슬로프를 통과해야 하는 것으로, 무릎과 허리의 충격을 극복해야 하는 등 상당한 체력과 민첩성을 요구한다.
고아원에서 얻은 이름 ‘수철’을 미들네임으로 넣어 ‘토비 수철 도슨(Toby S.C. Dawson)’으로 쓰는 그는 2004년 2월 한국에서 열린 모굴선수권대회에 출전해 한국에도 이름을 알렸고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한 주요 언론에서도 그의 짧지만 굴곡진 삶을 알려 화제가 됐었다.
내성적이고 겁이 많았지만 스키를 탈 때만은 달랐던 그는 4살때부터 스키를 배우기 시작, 12살때 보다 모험이 필요한 모굴로 전환했고 1999-2000시즌에 처음 월드컵에 도전했으며 2002-2003시즌에는 세계 모굴 랭킹이 종합 2위로 급상승했다.
다른 한인 입양아와 마찬가지로 10대때 정체성 문제로 방황하기도 했던 그는 스키를 타는 동안에는 그런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에 2000년 아이들을 지도하던중 당한 신장 파열 부상이나 2004년 3월 다리 골절의 부상을 각각 딛고 일어나 슬로프를 질주했고 이제는 베일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인사가 됐다.
베일 지역신문인 ‘베일 데일리’는 도슨이 꼭 1년전인 지난해 1월 열린 이 대회에서 우승, 긴 슬럼프를 끝내는 동시에 미국무대 첫 우승을 일궈내며 자신감을 얻은 것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힙합을 좋아하는 도슨의 활약상은 그의 인터넷 웹사이트(http://www.tobydawson.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