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기다려온 그랜드슬램 왕관
프랑스의 아멜리 모레스모가 생애 처음으로 그랜드슬램 우승트로피를 치켜들었다. 하지만 결승상대인 저스틴 에넹-아덴(23·벨기에)이 복통으로 인해 2세트 초반에 기권함에 따라 생애 첫 그랜드슬램 우승의 짜릿함은 반감되고 말았다.
27일 호주 멜버른에서 벌어진 호주오픈테니스 챔피언십 여자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3위 모레스모는 에넹-아덴을 맞아 첫 세트를 6-1로 가볍게 따낸 뒤 2세트에서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에넹-아덴이 복통을 호소하며 기권함에 따라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1999년 이 대회 결승에서 마티나 힝기스에 패한 뒤 7년만에 다시 그랜드슬램 결승에 오른 모레스모는 생애 32번째 그랜드슬램대회 출전에서 첫 우승을 따내 45번째 그랜드슬램 출전에서 윔블던을 우승한 야나 노보트나(체코)에 이어 생애 첫 메이저 우승까지 2번째로 오래 걸린 기록을 수립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 내내 복통에 시달렸다고 밝힌 에넹-아덴은 경기 초반부터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고 샷을 한 뒤 얼굴을 찡그리는 등 컨디션이 엉망이었다. 모레스모는 첫 5게임에서 단 7포인트만을 내주며 5-0 리드를 잡은 끝에 가볍게 6-1로 첫 세트를 따냈고 2세트에서도 에넹-아덴의 서브게임을 깬 뒤 자기 서브를 지켜 2-0으로 앞서나갔다. 에넹-아덴은 여기서 트레이너를 불러 응급치료를 받은 뒤 다시 경기에 임하려 했으나 다음 2포인트를 내준 뒤 주심에게 걸어가 더 이상 경기를 계속할 수 없음을 통고하고 코트사이드 의자에 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이로써 모레스모는 준결승 상대인 킴 클라이스터스가 발목부상으로 기권한 데 이어 2연속 기권승을 거뒀고 2회전에서 미샤엘라 크라이첵이 일사병 증세로 기권한 것까지 합치면 이번 대회서만 3번의 기권승을 거두는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첫 2번의 기권승을 행운일지 몰라도 생애 첫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따내는 순간의 기권승은 모레스모로서도 결코 달갑지 않은 것은 승리가 확정된 후 그녀의 얼굴표정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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