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를 눈앞에 둔 아서 윈스턴(오른쪽)이 직장동료 폴 김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걸어가고 있다.<신효섭 기자>
1927년 입사 아서 윈스턴 청소반장 72년 근무 ‘노익장’
54가와 알링턴에 위치한 MTA 디비전 5. 이곳은 1997년 청소반장인 아서 윈스턴의 이름을 본따 ‘아서 윈스턴 디비전’으로 이름을 바꿨다. MTA 입사 62년차였던 그를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그가 3월22일이면 100세 공무원이란 신기원을 열어 젖힌다.
물리적 나이를 무색케할 정도로 정정한 윈스턴은 “새벽 4시 회사 문을 들어설 때면 기쁨을 느낀다”며 노동하는 노년의 즐거움을 드러냈다. 말똥 청소를 시작으로 MTA와 인연을 맺은 그는 이제 말똥대신 말끔한 신형 MTA버스를 청소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클라호마 출신인 그는 17세 때 가족과 함께 LA로 옮겨왔다. 그는 MTA에서 근무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입사 지원가능 연령인 21세가 되자마자 입사, MTA의 쇠락과 흥망을 지켜 본 산증인으로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수많은 동료들의 이직과 죽음을 지켜 본 노동자 윈스턴의 심정은 어떨까. 그는 고목같은 손을 저으며 “인생이란 올라감이 있으면 내려감이 있는 법”이라며 지나 온 과거를 담담히 말했다. 그는 “모든 회사가 완벽할 수는 없다”며 “입사한 지 몇 년이 지나지 않아 해고를 일삼는 회사에 비하면 좋은 직장”이라고 MTA 예찬론을 펼쳤다.
100세까지 살기도 힘든데 윈스턴은 고령에도 일을 할 수 있는 비결로 ‘스트레스 없애기’를 꼽았다. 그는 술과 담배를 하지 않음은 물론 고지서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 크레딧 카드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런 건강 유지 덕분에 그는 아직도 100마일도 자가 운전을 할 정도로 좋은 정신력과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발걸음을 뗄 떼면 흑인 영가를 흥얼대는 윈스턴은 동료 후배가 MTA버스 청소를 하며 최신 유행가를 틀어대자 “젊은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서도 “젊은 친구들은 예전보다 느릿느릿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젊은이들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윈스턴은 “이 직업에 빠졌다”는 말로 72년 동안 근무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그도 잠시 회사를 떠났던 적이 있다. 신혼의 단꿈을 나눌 새도 없이 몰려드는 야간근무 때문이었다. 일 중독자같은 그도 로맨티스트였던 것이다.
이직이 빈번한 현실이 낯선 윈스턴은 “회사는 너에게 빚 진 것이 없지만 너는 회사에게 빚을 진 셈이다”라고 신참들에게 충고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미 회사와 직원의 관계는 계약으로 바뀐 지 오래다. 윈스턴의 동료 매니저는 “아서는 대단해”라면서도 본인은 은퇴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해고와 이직, 실직이 반복되는 현실에서 아서 윈스턴은 사라진 신화 속의 영웅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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