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골·돌파·크로스… ‘이동국의 날!’
`라이언킹’ 이동국(27.포항)이 마침내 골 침묵을 깨뜨리고 한국 축구대표팀의 해결사로 자리잡았다.
이동국은 9일 낮(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남부 카슨 홈디포센터에서 열린 미국 프로축구 LA 갤럭시와 평가전에서 전반 22분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터트려 아드보카트호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이동국은 상대 골지역 중앙 바깥쪽에서 이천수(울산)의 절묘한 힐 패스로 넘어온 볼을 4-5 발짝을 더 디디며 자세를 잡은 뒤 시원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상대 그물을 출렁였다.
지난해 11월16일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에서 쐐기골을 터트린 뒤 무려 85일 만에 경험한 골 맛이자 지난달 15일 시작한 해외전지훈련에서의 첫 골이었다.
이동국은 이번 해외전훈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그리스, 크로아티아, 미국전에서는 선발로, 핀란드와 덴마크전에서는 후반에 교체 출장하는 등 전 경기에 출장했지만 골을 터트리지는 못했다.
지난달 29일 홍콩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전 때 1-0으로 앞선 후반 초반 매끄러운 로빙 패스로 이천수의 골을 돕는 `타깃맨’ 역할을 해낸 것이 공격 포인트의 전부였다.
마지막 순간에 해결사 역할을 해야하는 위치에 있는 이동국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자존심도 상했다. 전임 본프레레 감독 시절 11골을 몰아넣으며 승승장구했지만 골을 반드시 넣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출전했던 전지훈련 평가전에서는 번번이 골 사냥에 실패했다.
또 아드보카트 감독으로부터 공격 라인의 역할은 골을 넣는 것이라는 다그침을 들은 뒤에는 주전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초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결승골을 터트린 데 이어 킬러 감각을 유감없이 선보이며 후반 31분 정경호(상무)와 교체될 때까지 경기 내내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25분 상대 수비수의 집중 마크에도 강력한 드리블로 상대 골문 앞까지 전진해 슛을 시도하고 8분 뒤에는 조원희(수원)의 크로스를 기습적인 왼발 터닝슛으로 연결하기도 했다.
후반 19분에도 상대 골지역 왼쪽에서 드리블을 하다 골문 오른쪽 구석을 노리고 오른발로 감아 찼지만 종이 한 장 차이로 빗나갔으며 후반 30분에도 김남일(수원)의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맞고 나왔다.
이동국은 이날 활약으로 그동안 떠안아 왔던 부담을 모두 떨쳐버릴 수 있었고 코스타리카전(12일)이나 멕시코전(16일)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베스트 멤버에도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현 대표팀에서는 자신이 주전 스트라이커이지만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차두리(프랑크푸르트), 안정환(뒤스부르크), 설기현(울버햄프턴) 등 유럽파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 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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