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왕컵(코파델레이) 준결승 1차전에서 참담한 대패를 당한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왼쪽부터 안토니오 카사노, 호나우두, 미카엘 살가도, 호비뉴)이 필드에서 망연자실한 채 고개를 떨구고 서 있다.
킹스컵 준결승서 사라고사에 1-6 참패
‘지구방위군’은커녕 ‘동네방위군’도 어렵겠네.’
전 세계 최고 몸값의 축구스타들이 총집결, ‘갈락티코스’(지구방위군)로 불리는 스페인의 초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가 스페인 국왕컵(코파델레이) 준결승 1차전에서 같은 프리메라리그팀 사라고사에게 1-6으로 참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는 다음 주 홈에서 벌어질 2차전에서 최소 6골차로 승리해야 결승에 오르는 절망적인 상황에 처하게 됐다. 경기 후 후안 라몬 로페스 카로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승부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겁쟁이들이다. 우리도 오늘 사라고사 같은 밤을 만들어낼 능력과 자부심, 믿음과 소망을 갖고 있다. 승부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 아직도 희망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이 날 경기로 레알 마드리드의 타이틀 희망은 사실상 막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라로마레다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홈구장의 사라고사는 디에고 밀리토가 혼자서 팀의 첫 4골을 터뜨리는 대폭발을 일으키고 이베르톤이 마지막 2골을 보탠 데 힘입어 호나우두, 호비뉴, 로베르토 카를로스 등 브라질 3총사를 비롯, 데이빗 베컴, 지네딘 지단 등 세계 올스타급 선수들이 총출동한 레알 마드리드를 6-1로 괴멸시켰다.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 33분까지 밀리토에 잇달아 3골을 얻어맞고 그로기 상태에서 휘청거리다 37분 베컴의 프리킥을 훌리오 밥티스타가 헤딩슛으로 연결, 한 골을 만회하며 반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했으나 후반 들어 사라고사에게 오히려 3골을 더 내주는 바람에 기록적인 참패의 수모를 면치 못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5골차로 패한 것은 지난 1999년 6월 발렌시아에 역시 코파델레이 준결승 1차전에서 0-6으로 무너진 뒤 7년만의 최악의 패배다. 프리메라리그와 코파델레이에서 파죽의 7연승 가도를 달리던 레알 마드리드는 연승가도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물론 올 들어 첫 패배를 당하며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메이저대회 무관행진이 올 시즌에도 계속될 위기를 맞았다. 반면 이 대회 8강전에서 프리메라리그 선두를 질주하는 바르셀로나를 침몰시킨 사라고사는 이 날 골폭풍으로 레알 마드리드에 충격적인 대패를 안기며 결승진출을 눈앞에 두게 됐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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